관광재단 설립 1년 지나도록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못해
5기 관광산업활성화위원회 회의
“관광객 유치 목표·계획 조차 없어”
전국 자치단체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치열한 관광산업 활성화 경쟁에 돌입했지만, 광주시의 관광정책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광재단을 설립한 지 1년이 다 지나도록 관광활성화를 위한 그랜드비전은 마련되지 않고, ‘보여주기식’ 이벤트 정책만 수두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관광재단 내부에선 광주시가 관광재단 설립 후 자신들이 해야 할 공모업무 등 자질구레한 관광 관련 업무 등을 재단으로 떠넘기는 바람에 재단 설립 목적인 관광 전문성은 사라지고, 시청 관광 관련 부서의 심부름을 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23일 광주시와 광주관광재단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광주관광 활성화 방안 및 관광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제5기 관광산업활성화위원회에서 광주시와 관광재단의 관광 정책을 우려하는 의견이 쏟아졌다.
회의에는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19명 중 16명이 참석했으며, 남성숙 광주관광재단대표가 랜드마크 발굴 및 예술관광 추진상황 등을 주제로 광주 관광정책 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남 대표는 지난해 7월 관광재단 출범 후 올 1월 예술관광사업단 출범을 통해 예술관광도시 브랜드를 정립하는 비전을 선포하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또 2021년 비엔날레 여행의 해 공표 및 운영, 광주예술여행센터 개관, 예술여행 대표도시 포토존 조성, 주간광주여행 웹진 발행 등 SNS 등을 활용한 홍보 및 브랜드 확산, 광주관광 로고송 제작(트롯, 가요 버전), 관광 네트워크 강화, 콘텐츠 발굴 및 관광상품화, 관광전문기업 육성 및 생태계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계획으로는 예술관광상품 팝업 스토어 운영, 예술여행 거버넌스 운영 등 두가지 사업을 내놨다.
하지만, 남 대표의 이날 성과 및 향후 계획 발표를 지켜본 위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참석 위원들은 “국내외 관광객 유치 계획과 목표 등 기본적인 비전을 담은 정책조차 없다”며 광주 관광을 이끌 그랜드 비전부터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한 위원은 “사실 지난해엔 관광재단이 출범 초기인 점을 고려해 좀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다”면서 “1년이 다 지나도록 가장 기본적인 국내외 관광객 유치 목표나 계획 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위원은 “이번에 발표한 성과만 보더라도, 대부분 단순 행사와 SNS 등을 활용한 홍보활동 뿐이고, 서류상에만 실적이 있는 이른바 ‘페이퍼 정책’이 가득하다”며 “현재 관광재단에서 처리하는 업무도 기존 관광 관련 유관기관의 업무를 사실상 빼앗아 온 것이 많고, 시 관광 관련 부서에서 하기 싫은 일을 떠맡는 등 사실상 전문성 조차 없다. 재단 설립 후 기존 관광 관련 유관 기관의 불만도 크다”고 했다.
이에 대해 남 대표는 “지금(비전 등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반박하고 위원들의 말까지 가로막았다가,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는 게 회의 참석자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 관계자는 “관광 정책과 관련한 일부 위원들의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러 의견 등을 종합해 관광재단과 함께 광주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박진표기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주시 “구직 청년에 교통수당 30만원 드려요” (0) | 2021.06.27 |
---|---|
광주시 , 출생축하금 확대·여성가족복합센터 건립 (0) | 2021.06.24 |
광주서도 ‘인도 델타 변이’ 확진자 첫 확인 (0) | 2021.06.23 |
광주시 자치경찰위 첫 출발부터 ‘파열음’ (0) | 2021.06.22 |
학동 참사 후에도…안전 위협 건설현장 ‘수두룩’ (0) | 2021.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