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사령탑의 ‘믿음’ … 동점골로 ‘화답’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광주FC 김종우는 “지옥을 봤다”며 웃었다. 지옥과 천국을 오갔던 순간, 광주에는 잊지 못한 ‘PK’쇼가 펼쳐졌다.
광주는 지난 19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진행된 K리그1 2021 14라운드 서울과의 순연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만들어진 김종우의 페널티킥 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K리그에서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은 종종 나온다. 하지만 광주의, 김종우의 동점골은 드라마보다 드라마 같았다.
지난 5월 30일 포항전 0-1패배와 함께 광주는 5월을 1무 5패로 마무리했다. 최하위에서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 광주는 19일, 코로나19로 미뤄진 14라운드 경기를 위해 다시 그라운드에 올랐다.
상대는 지난 3년 광주를 이끌었던 박진섭 감독의 서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일정에 차질을 빚은 서울도 최근 10경기 무승 부진에 빠진 만큼 두 팀은 전쟁 같은 싸움을 벌였다.
광주는 안방에서 승리를 위해 투혼을 불살랐지만 몇 차례 슈팅이 무위로 끝나면서 0-1패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추가 시간 4분도 점점 흘러가고 첫 선발 출장 경기에서 몇 차례 좋은 공세를 펼쳤던 허율의 마지막 헤더도 서울 골키퍼 양한빈 앞에 떨어졌다.
하지만 광주에는 기적 같은 휘슬이 울렸다.
주심이 잠시 경기를 멈추고 비디오 판독을 위해 움직였다. 온 필드 리뷰 결과 앞선 광주의 공격 상황에서 허율이 황현수에게 밀려 넘어졌다는 판정이 나오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전반전 예리한 슈팅으로 서울을 괴롭혔던 김종우가 키커로 섰다.
긴장감 가득한 상황에서 김종우가 슈팅을 날렸지만, 경기장에는 아쉬운 탄성만 가득했다. 김종우가 때린 공이 오른쪽으로 몸을 날린 양한빈의 품에 안긴 것이다. 김종우는 그대로 머리를 감싸 안은 채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여기에서 끝났다면 흔한 패배 스토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종료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오히려 주심은 다시 한번 광주의 킥을 선언했다.
김종우가 킥을 하기 전에 골키퍼가 움직였다는 판정이 내려지면서 광주에 다시 한번 기적 같은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예상과 달리 김종우가 또 골대 앞에 섰다.
김종우는 이번에는 골키퍼를 속이고 오른쪽으로 볼을 차 넣으면서 동점골을 만들었다. 그리고 경기가 종료되면서 드라마 같은 버저비터골이 완성됐다.
김종우는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서 부담이 컸다. 못 넣고 돌아봤는데 선수들이 다 고개 숙이고 앉아있었다. 순간 지옥을 봤다”며 악몽 같던 실축 순간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동료들의 믿음과 격려에 그는 결국 승점을 만들어냈다.
김종우는 “확신이 안 선 상태로 차다 보니까 실수가 있었다. 두 번째 차려고 하는데 선수들이 다가오길래 바꿔주라고 이야기하나 생각했다(웃음). 생각 비우고 하라고 해서 많은 생각 안 하고 찼는데 잘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사령탑도 ‘믿음’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김호영 감독은 “본인이 자신 있어 해서 종우를 믿었다. 그런 긴박한 상황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선수라고 믿었다”고 극적인 무승부를 이야기했다.
승리 같은 무승부로 반전을 이루 광주는 좋은 분위기에서 남은 A매치 휴식기를 보내고 반전의 여름을 꿈꾸게 됐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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