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부진 터커 빠지고 나지완 합류 … KT·키움 원정 6연전
미래 비전 없는 근시안 구단 운영·주먹구구식 선수 육성이 문제
지난주 6경기에서 2개의 안타만 기록하는 등 극심한 부진에 빠진 KIA 터커가 21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KIA 타이거즈 제공]
첩첩산중의 ‘호랑이 군단’이 외국인 선수 없이 최하위 탈출에 나선다.
KIA 타이거즈가 21일 프레스턴 터커를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터커는 지난주 6경기에서 23타수 2안타, 0.087의 타율에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결국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최하위’로 추락한 KIA는 KT 위즈 그리고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6연전을 외국인 선수 없이 꾸려가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5월 26일 멩덴에 이어 지난 4일에는 브룩스가 팔꿈치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KIA는 외국인 ‘원투펀치’없이 힘겹게 마운드를 꾸려가고 있다.
여기에 터커의 부진이 겹치면서 무기력한 공격을 이어간 KIA는 결국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KIA는 지난 20일 LG와의 경기에서 0-6 영봉패를 당하면서 4연패와 함께 시즌 첫 단독 꼴찌로 내려앉았다. 승률 4할 벽도 깨졌다. 이날 패배로 올 시즌 전적은 24승 37패가 됐고, 승률은 0.393로 떨어졌다.
두 외국인 투수가 빠진 마운드에서 ‘깜짝스타’가 탄생하지 않았다.
‘막내’ 이의리 혼자 5.2이닝 무실점 ‘10K’의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지난주 선발로 프로 데뷔전에 나선 고졸 2년 차 최용준과 두 번째 선발 기회를 얻은 차명진이 ‘볼넷’에 발목 잡히면서 일찍 초반 싸움 분위기가 기울었다.
LG와의 주말 3연전에서는 고질적인 타선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주 KIA는 6경기에서 단 8득점에 그쳤다.
특히 주말 3연전 중 두 경기에서는 단 한 점도 만들지 못하고 영봉패를 당했다.
18일 경기에서는 3안타의 빈타로 LG 차우찬에게 복귀전 승리에 이어 시즌 2승째를 헌납했다.
19일에는 14개의 안타와 4개의 볼넷에도 단 2점을 뽑는 데 그쳤다. 그리고 20일에는 7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도 골라냈지만 홈에 들어오던 최정용이 아웃되는 등 역시 무득점으로 경기가 끝났다.
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는 장타력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KIA가 0-5 영봉패를 당했던 18일 LG 이형종은 김유신을 상대로 멀티홈런을 날리면서 분위기 싸움을 주도했다.
반대로 KIA는 올 시즌 단 21개의 팀 홈런만 기록하면서 여전히 홈런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SSG 최정, 삼성 피렐라, NC 양의지가 16개의 한방으로 홈런 1위 싸움을 하는 것을 생각하면 부끄러운 기록이다.
‘한방’이 없다 보니 상대 배터리 입장에서도 위기 상황의 부담이 덜하다. 반대로 KIA는 ‘한방’ 부재로 타점 없는 산발적인 안타만 생산해내고 있다.
단타로 어렵게 점수를 뽑고, 장타로 쉽게 실점을 하는 패턴이 이어지면서 결국 최하위 추락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KIA의 근본적인 문제는 구단의 미래·비전 없는 근시안적 운영과 주먹구구식 육성에 따른 ‘얇은 선수층’에 있다.
또 고질적인 문제인 부상 경계를 위해 윌리엄스 감독이 직접 체력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선수단 관리에 나섰지만 부상은 여전하다. 선수층이 얇다 보니 KIA에 부상은 더 치명적이다.
결국 선수가 한정되면서 ‘경쟁’을 통한 전력 강화도 쉽지 않다.
구조적인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만큼 현장에서 ‘없는 전력’으로 구슬을 잘 꿰어가면서 최대한의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타선의 흐름을 막는 터커를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젊은 선수들의 ‘무한경쟁’을 통해 또 적절한 타순 배치를 통해서 득점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캡틴’도 위기 탈출 선봉에 선다.
옆구리 부상으로 고전했던 나지완이 지난 주말 1군 선수단에 합류해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경험 많은 나지완이 타선의 힘을 더해주고, 패배의 덕아웃에 ‘호랑이 본성’을 깨워야 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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