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병호기자

안전모·안전줄 없이 고층작업… 곳곳 ‘위험한 공사’

by 광주일보 2021. 6. 17.
728x90
반응형

광주 재개발·재건축 현장 둘러보니…관행이 된 안전 불감증
추락 방지망조차 설치 안돼 ‘아찔’…안전 관리자도 안보여
학동 4구역 건물 상부 잔재물 남아 철거재개 땐 낙하 우려
광주 건설현장 무책임·안일함 여전…안전조치 강화 필요

 

16일 오후 광주시 동구 서석동의 한 건설현장에서 노동자가 안전모도 쓰지 않은 채 일하고 있다.

#. 16일 오후 광주시 동구 서석동 건설 현장 3층. 노동자가 도르래를 이용해 건설자재를 1층으로 내려보내고 있었다. 건설 자재를 내려보내는 노동자의 몸에는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 노동자는 안전모도 챙겨쓰지 않았다.

#. 같은날 오후 광주시 동구 동명동 교회 신축 현장에도 안전 장비도 갖추지 않은 채 아슬아슬하게 작업하는 노동자 모습이 눈에 띄었다.

노동자들이 건물 외벽에서 타일 작업을 하는 동안 허공에 몸을 내밀며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줄이 보이지 않았고 추락 방지망 등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맨 몸으로 작업 중 공사장에 설치된 비계를 타고 아래층으로 이동하는 위험한 장면이 연출됐지만, 현장에서 제지하는 안전 관리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광주지역 건설 현장 안전불감증은 ‘관행’이 된 지 오래다. ‘설마’와 ‘괜찮을거야’라는 근거없는 낙관주의에 원칙과 기본은 뒷전으로 밀리면서 무책임·안일함·허점 등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사고가 줄을 잇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 동구가 14일부터 이틀 간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 붕괴사고’와 관련, 학동 4구역과 계림 4구역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내 안전 점검을 벌인 결과, 미흡한 안전 조치들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지난 4월 계림동 주택 리모델링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주택 붕괴 사고와 최근 발생한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 붕괴사고’에도 건설현장 내 안전불감증은 여전했다.

동구청 공무원과 안전기술사, 건축사 등으로 구성된 현장점검단은 불안전한 현장 상황을 둘러보고 개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들은 우선, 철거공사를 진행하다 중단된 건축물의 경우 구조적 위험 요소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붕괴 위험이 상존,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건물 위쪽에 건축 자재 등이 철거하다 남아있어 자칫 철거공사가 재개될 경우 떨어질 것처럼 보였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하층만 남은 건축물의 경우 공사 관계자 외에 통행 제한이 이뤄지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다고 지적한 점검단도 있었다.

붕괴사고가 난 현장 인근 건축물의 경우 향후 철거 과정에서 충분한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자칫 도로쪽으로 넘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내놓았다.

 

동명동의 한 건설현장에서는 한 여성 노동자가 추락방지 안전대책이 없는 채 고층 외벽작업을 하고 있다.

철거 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된 계림 4구역 내 주택재개발 현장을 지켜본 점검단의 눈에는 불안하기만 했다.

계림 4구역 내 철거현장 에서는 경사면의 붕괴 위험이 커 안전 조치가 시급하다는 게 점검단 지적이다. 많은 비라도 내리면 흙더미가 대량 유실되면서 무너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잠시 철거가 중단된 건축물도 재철거까지 조속히 안전조치를 취해놓는 게 필요하고 공사현장 보행자 출입 통제 등의 조치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동주택 건설 현장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잇따랐다. 동구 점검단은 지난 15일 진행된 동구 소태·선교 1·2·지산·산수동 일대 공동주택 건설현장을 둘러본 뒤 미흡한 안전 조치 사항 등을 동구에 통보했다. 비가 내려 현장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장 주변 자재들이 그대로 비치돼 지나다니는 노동자 통행에 장애를 줄 위험이 높았고 빗물이 빠질 배수로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북구 문흥동 지역주택조합·주상복합아파트 건설현장에서도 향후 장마철 집중호우와 태풍 대비 미흡한 안전대책 등을 보완해야한다고 지적됐다. 북구는 일대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해체계획서와 달리 철거공사를 실시하는가 하면, 안전조치를 부실하게 한 재개발사업장을 고발하기도 했다.

김정수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호남지회장은 “건설현장의 안전불감증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면서 “현장 점검과 지도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안전에 대한 민원이 들어와도 직접방문하기 보다는 공문이나 전화로 할수 밖에 없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글·사진=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감리 소홀’ 학동 붕괴 현장 감리자 사전구속영장 신청

경찰이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 붕괴사고’와 관련, 안전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한 실질적 감리를 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붕괴 현장 감리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이 붕

kwangju.co.kr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 관련, 5월단체들 “부끄럽다…자정운동 벌일 것”

문흥식(60) 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이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 붕괴 참사와 직간접으로 연루된 사실이 알려지자 5월 관련 단체들이 공동으로 사과 성명서를 발표했다. 5월단체들은 16일

kwangju.co.kr

 

외식물가 고공행진…‘공깃밥 1000원’ 깨졌다

광주·전남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7개월 연속 오르면서 외식 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타격 속에서 오르는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부담 등 ‘삼중고’에 시달리며 음식 값

kwangju.co.kr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