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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국립나주박물관, 8월22일까지 ‘호남의 옛 부엌’전

by 광주일보 2021.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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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뚜막·발화대·목제식기 등 전시
온기의 공간…옛 부엌의 풍경 속으로

 

전통 농경사회 부엌의 중심은 부뚜막이었다. 솥을 걸 수 있도록 만든 아궁이 인근에 흙을 쌓아 만든 턱이 바로 부뚜막이다. 조리대나 개수대와 같은 기능을 지닌 시설 가운데 하나로, 좀더 넓게 말하면 아궁이 위에 솥을 거는 근처를 말한다.

산업화 이전, 도시화가 진행되기 이전 부엌은 단순한 음식을 만드는 곳이 아닌 가족의 마음을 나누는 추억의 공간이었다. 부뚜막 주위에 둘러앉아 아궁이에 고구마나 옥수수를 넣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일상의 풍경이었다.

농도인 남도의 부엌은 오늘의 식문화를 일군 토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대별 다양한 그릇과 식기 도구, 불 문화, 음식 등 요인들이 어우러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부엌을 매개로 호남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끈다. 8월 22일까지 국립나주박물관 기획 전시실에서 열리는 ‘따뜻한 마음의 공간 호남의 옛 부엌’이 그것. 이번 특별전은 고대 호남지역의 부엌 모습 뿐 아니라 가족과 사람이 만나는 온기의 공간 부엌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데 초점을 뒀다. 아울러 마한시대부터 백제시대 초기까지의 고대 사회를 아우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가장 먼저 부엌의 필수시설인 부뚜막이 소개된다. 1부 ‘불에서 태어난 부엌’은 부뚜막과 불이 주요 모티브다. 불을 피우는 발화구를 비롯해 호남지역 부뚜막 특징으로 언급되는 아궁이벽체 보강시설, 토기 솥 받침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아궁이테는 관람객들에게 작품이라는 인상을 보여주기 위해 모자이크 방식으로 배치했다.

전시물을 보고 난 뒤에는 복원된 호남의 고대 부엌을 만난다. 실제 집터와 유사한 규모의 공간을 비치하고, 광주 향등 유적 부뚜막 유구를 전시했다. 전체적으로 옛 사람들이 살았던 부엌에 대한 모습이 정갈하게 꾸며져 있다.

부엌과 관련된 다양한 도구와 용기를 만나는 공간은 사뭇 흥미롭다. 2부 ‘부엌 속 풍경’은 음식을 만드는데 사용했던 도구들이 주인공이다. 특히 시기적으로 가장 이른 발화도구로 추정되는 신창동 유적지 발굴 발화대와 발화막대는 당대 사람들의 불문화를 추정할 수 있다. 움푹 파인 발화대 안쪽에 기다란 발화막대를 비벼 불꽃을 일으켰을 고대 사람들의 모습이 가늠된다.

아울러 식재료를 가공하기 위한 나무 절구공이, 나무 도마를 비롯해 음식을 담을 수 있는 식기류도 전시돼 있다. 토제 그릇과 신창동 유적에서 출토된 다양한 목제 식기는 오늘의 식기와 비교 가능하다.

음식을 보관하는 데 사용했을 계란모양의 토기는 생김새부터 눈길을 끈다. 끝이 뾰족한데 비해 주둥이는 넓어 골무 형상을 닮았다는 인상을 준다. 음식을 상하지 않게 보관하려 했던 고대 사람들이 지혜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투박하지만 전체적으로 실용적인 구조로 이루어진 저장용 토기는 음식과 식재료를 보관하는 데 용이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부엌에 담긴 마음’은 우리나라 대표 가택신앙 중 하나인 조왕신이 주제다. 부엌을 관장하는 조왕신은 가족의 화평을 바라는 공간이 부엌이라는 사실을 집약적으로 말해준다. 새벽녘 부뚜막에 정한수를 떠놓고 빌던 옛 어머니들의 모습은 조왕신앙과 관련돼 있다.

특히 호남지역은 마한 이후 백제시기 조왕신이 가정신앙으로 변화하는 특징이 남아 있다. 모형토기와 부뚜막 사발 등을 통해 조왕신앙이 근·현대까지 이어지는 면들을 조망할 수 있다.

전시 외에 체험 코너도 마련돼 있다. ‘나의 작은 부엌 만들기’, ‘소원쓰기’가 그것. 전시장의 부엌 도구를 떠올리며 나만의 부엌을 꾸며보는 체험은 옛사람들의 풍습을 재현할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한다.

한편 이번 전시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되며 방문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온라인 가족교육 프로그램으로도 진행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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