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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석기자

재활로봇시스템 개발 서영식씨 “몸 불편한 이들에게 자유 선물할 것”

by 광주일보 2021.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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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으뜸인재 <2>
대학 시절 만난 아내 위해 진로 바꿔…내년 美 컬럼비아대 박사과정
노인·장애인·농업 분야 로봇 개발 목표…인류 편의 증진 기여하고파

 

“대학 2학년 수업시간에 만난 지금의 처가 제 인생의 방향을 정해줬습니다. 노인, 장애인 등 신체적인 어려움을 겪는 모든 사람에게 로봇공학을 통해 자유를 선사하고 싶어요.”

서영식(31)씨는 서강대 기계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자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에 입사해 최근까지 재활로봇시스템 개발에 매진했다. 하지만 부족함을 느낀 그는 유학을 결정하고 지역 으뜸인재들에게 해외유학을 지원하는 ‘제2기 전남도 도비유학생’ 공모에 문을 두드려 최종 선정됐다.

“제 처가 장애를 가졌어요. 4살 때 교통사고로 왼발이 불편합니다. 첫눈에 반해 평생의 반려자로 만들었는데, 그녀가 불편함 없이 일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지금까지 저를 견인해왔어요.”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서씨는 지금의 아내를 만나면서 기계공학 수업을 듣기 시작해 관련 기초지식을 쌓기 시작했고, 석사과정을 로봇시스템 제어 연구실에서 보냈다. 이후 여러 연구에 참여하고, 국방과학전시회, 특허발명대전 등에서 로봇 시연 및 전시회에도 나가 실력을 키워왔다. 로봇분야에서 저명한 공경철 서강대 기계공학과 교수와 로봇 전반에 대한 연구를 함께 하면서 서씨의 자신감도 높아졌다. 석사과정에서 이미 4족보행 로봇의 제어, 진동저감 메커니즘, 인공지능을 이용한 재활치료 등에 관한 논문을 다수 작성하기도 했다.

“우선 하지절단 장애인을 위한 전자 의족 개발이 목표였어요. 지금도 전자 의족이 있기는 하지만 소음, 구동방식, 충전방식 등에서 너무 불편해서 장애인들이 사용을 꺼립니다. 제가 전자공학을 공부했고, 거기에 기계공학을 덧붙인다면 하지절단 장애인을 위한 로봇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어요.”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 재활보조기술연구과 연구원으로 취직한 그는 재활로봇시스템 개발에 매진했다. 하지만 국내 기술력이 아직 그의 생각을 실현시키기에는 부족했다. 로봇을 직접 개발하거나 그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최적지가 아니라고 생각한 그는 내년 8월 미국 컬럼비아대 박사과정에 들어가기 위해 유학을 떠난다.

“다른 장애인과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로봇, 농업과 같이 힘들지만 반복적인 업무를 보조하거나 대체하는 로봇 개발이 또 다른 목표이기도 합니다. 전 강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전남에서 다녔습니다. 농촌이 건강해야 도시 역시 제대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이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씨는 강진에서 서월친(61)·김화엽(57)의 1남1녀 중 둘째로 태어나 강진중을 졸업했다. 이후 장성고, 다시 서강대에 진학할 때마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지금이 가능했다고 자부했다. 장성고에서 선행학습을 한 다른 학생들, 서강대에서는 서울·경기지역, 다른 대도시 지역의 과학고나 특성화고를 졸업한 학생들과의 경쟁을 혼자 힘으로 이겨냈다. 서울에서는 특히 남도학숙의 도움이 컸다.

“2학년 이후부터 유학에 대한 꿈이 생기고 남도학숙의 생활프로그램 덕분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있어 성적이 크게 올랐어요. 수석으로 졸업할 수 있게 된 것은 남도학숙 때문이죠. 집이 넉넉하지 못해 남도학숙이 없었다면 아마도 공부에 전념하지 못했을 겁니다. 또 열람실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다른 학생들을 보며 자극을 받은 점도 크게 작용했고요.”

이미 재활로봇을 활용한 재활 훈련 방법 등과 관련해 여러 연구 특허를 출원한 그는 로봇공학 분야의 교수가 돼 국가 로봇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재능있는 학생들을 지원할 생각이다. 국가 연구과제나 프로젝트에 참여해 재활로봇 분야의 기술들을 실생활에 유용한 기술로 개발하고 장애인·노인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인류의 일상 편의를 증진하는데 기여하고 싶다. 또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강연이나 체험활동을 통해 도움을 주고 싶은 바람도 있다.

“전남인임이 자랑스럽습니다. 전남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서울에 와서도 덕분에 보다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유학비까지 지원해주니 더할 나위 없는 지원을 받게 됐습니다. 보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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