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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북스

세계 역사와 지도를 바꾼 신의 전쟁 - 도현신 지음

by 광주일보 2021.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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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대립에서 ‘신의 전쟁’으로…파란만장한 세계 역사

 

다신교,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가톨릭, 개신교, 힌두교….

인류가 시작된 이래 종교는 신앙의 공동체, 문화적 체계로 자리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종교적 가치가 그렇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와 달리 종교는 대립과 충돌의 중요한 원인이기도 했다. 범박하게 세계 역사를 말하면 종교전쟁의 역사다. 서로 다른 종교, 종파와의 대결은 피를 부르는 파국으로 이어졌다.

도현신 작가는 종교의 전쟁을 ‘신의 전쟁’으로 규정한다. 종교의 대립이 결국 신의 전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도 작가가 펴낸 ‘세계 역사와 지도를 바꾼 신의 전쟁’은 신을 위한 전쟁에서 신을 지키는 항전까지를 면밀히 들여다본다.

 

지금까지 저자는 역사적 사실을 자신만의 새로운 해석과 문장으로 풀어냈다. ‘전쟁이 발명한 과학기술의 역사’, ‘가루전쟁’ 등은 전쟁과 역사를 인문학적 시각으로 조명한 책들이다.

지난 부처님오신날 일부 개신교 단체가 봉축법요식이 열린 조계사 근처에서 불교연등 철거를 외치는 등 소란을 피웠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에는 눈살이 찌뿌려지는 장면이었다. 내가 믿는 종교가 최고이며 절대선이라는 오만과 독선에서 비롯됐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셀레우코스왕조에 맞서 반란을 일으킨 마카베오 가문(폴란드화가 알베르트 코넬 새틀러의 1844년 작품).

이처럼 종교는 자칫 다른 종교와 사람을 탄압하거나 무례를 범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인류 역사에 있어 그러한 예는 수없이 반복되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저자는 인류 최초의 종교 전쟁으로 마카베오 전쟁을 꼽는다. 기원전 166년 셀레우코스 왕조인 안티오코스 4세는 예루살렘 성전을 약탈하고 유대교 율법을 금지했다. 마카베오 유다는 비록 싸우다 전사했지만 그의 동생 요나단과 시몬이 지도자가 됐다. 이후 시몬은 예루살렘에서 셀레우코스 군대를 몰아내고 유대의 독립을 이룬다.

유대와 로마의 전쟁은 제국에 맞선 절대적 신앙과 연관된다. 오직 야훼만이 절대자이며 신이라 믿었던 이들은 로마에 대항해 그들의 지배에서 벗어나려 했다. 당시 유대인들은 로마 황제에게 높은 세금을 바쳐야 했는데 세금을 걷는 세리를 증오했다. 또한 기회만 생기면 로마인을 암살하거나 반란을 도모했다.

서기 66년 두 세력의 충돌로 제1차 유대-로마 전쟁이 일어난다. 유대는 다수의 병력과 무기를 갖춘 로마군을 대항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전황은 매우 급박하게 돌아갔고 많은 이들이 희생당했다. 로마가 밝힌 유대인 시신은 11만5800구이며 요세푸스는 ‘유대전쟁사’에서 120만 명 유대인이 죽었다고 기록한다.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싸움에는 기사단이 존재했다. 15세기 중반부터 16세기 말까지 유럽의 기독교 국가들은 오스만 제국의 위협에 시달렸다. 이슬람교의 위협으로부터 기독교 신앙을 지키기 위해 나선 이들이 바로 기독교 기사단이었다. 소아시아 일대를 다스리던 오스만제국은 기사단이 눈엣가시였다. 국가도 아닌 일개 기사단에 연거푸 패배를 한 오스만제국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1차 로도스섬 전투에서 기사단은 열세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뒀다. 기독교 국가들은 동유럽을 무너뜨린 오스만제국에 맞서 승리한 기사단을 열렬히 환호했다. 그러나 2차 전투에서 오스만의 술탄 술레이만 1세는 대군을 이끌고 로도스섬을 공격했다. 기사들은 이슬람교에 맞서 신앙을 지키겠다는 각오로 싸웠지만 역부족이었다.

중세 유럽 기독교 교회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이교도가 아닌 이단 교파였다. 같은 기독교에서 갈라져 나왔지만 전통 교파가 아니라는 이유로 다툼이 끊이질 않았다. 11세기 프랑스 남부 도시 알비에는 기독교 이단 종파인 알비파가 나타났다. 가톨릭 교황청은 알비파를 상대로 십자군전쟁을 선포한다. 마침내 1243년 알비파 신도의 요새가 함락됨으로써 알비파 십자군 전쟁은 막을 내린다.

그렇다면 평화를 지향한다는 종교는 왜 싸움을 하는 걸까? 저자는 그들이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종교가 삶과 문화의 중요한 기준 때문이라는 관점을 취한다. 즉 “자신이 믿는 종교와 다른 종교가 들어오는 것을 자신의 삶과 문화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여겼고, 그런 갈등이 전쟁으로 번졌다고 봐야 옳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다북스·1만8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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