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나올 때까지 긴장을 풀지 못하는 선수가 있다.
KIA 타이거즈 ‘야수 막내’ 박민<사진>이 훈련 시작부터 경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또 기다리고 있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프로 무대에 뛰어든 박민은 현재 KIA 야수진의 막내다. 막내답게 열정과 패기 넘치지만 기회는 많이 찾아오지 않고 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팀 상황상 박민은 5월 21일 엔트리 등록 뒤 10일 경기 전까지 3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이마저도 대주자와 대타로 세 번 그라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박민은 늘 긴장감을 가지고 경기를 주시하며 기회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소득도 있었다. 1일 한화 원정서 1-9로 크게 뒤진 마지막 9회 대타로 나온 박민은 무려 15구까지 가는 승부로 볼넷을 얻어내면서 박수를 받았다.
LG와의 6일 경기에서도 0-10 영봉패를 앞둔 9회말 역시 대타로 나와 이상영을 상대로 프로 데뷔 안타를 장식했다.
박민은 “매일 기다리고 있다. 그 한 번 나가려고 앉아있고 몸 풀고 있다. 한 번 나갔을 때 뭐라도 해야 다음에도 나갈 수 있고 그러다 보니까 열심히 안 할 수가 없다”며 “그래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된다”고 말했다.
가장 유심히 보는 부분은 수비다.
박민은 “수비할 때 상황에 맞춰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해야 할까, 저 상황에 수비를 나갔으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움직여야 하는지 생각하면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민은 프로에서 첫 시즌이 끝난 뒤 타격에 공을 들였다. 박민은 “작년보다는 나은데 아직도 부족하다”며 “내 스윙에 만족할 수 없지만 해볼 만한다고 본다. 아직 공을 많이 못 봤는데 익숙해지면 좋은 결과 나올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15구 승부에 대해서는 아쉬움 반 만족감 반이다.
박민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대타로 나갔다. 경기도 크게 지고 있어 쉽게 아웃되고 싶지 않았다. 안타를 치고 싶은 마음에 계속 방망이를 돌리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며 “핑계일 수도 있는데 감이 떨어져서 반응이 안 된 것은 맞다. 내가 못 친 것이다. 쳤어야 하는 공들을 못 쳤다. 그래서 빗맞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안타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박민은 끈질긴 승부로 볼넷을 골라 걸어나가면서 선배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박민은 “감이 떨어져서 빗맞기는 했지만 그래도 살아나가서 좋았다. 선배님들도 좋은 말씀 해주셨다”고 웃었다.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민에게도 앞으로의 상황은 쉽지 않다. 끝까지 가는 승부 속 부상으로 이탈했던 류지혁도 복귀를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박민은 ‘한순간’을 위해 기다리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박민은 “작년에는 눈치 보느라 바빴다. 올해는 형들하고도 친해지고 눈치 볼 것도 없다”며 “팀의 막내로서 화이팅하면서 열정 있는 모습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김여울기자(그라운드 톡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로텔리 앞세운 전남 드래곤즈, 안방에서 1위 수성 나선다 (0) | 2021.06.11 |
---|---|
KIA 1차 지명 누구? … 김도영·문동주 이번엔 주말리그서 불꽃 경쟁 (0) | 2021.06.11 |
임기영 6.2이닝 3실점 ‘패전’… 김선빈 ‘4안타’ 영봉패 저지 (0) | 2021.06.10 |
장현식, 자세 낮추고 구위 높인다 (0) | 2021.06.10 |
KIA ‘한방’으로 23이닝 무득점·3연패 깼다…최형우·황대인 ‘투런포’ (0) | 2021.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