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모를 복통에 시달리다 내원…검사 결과 담낭 결석
“수술비 없어 약 처방만 해다라는 환자 외면할 수 없었다”
광주 광산구 KS병원(병원장 이영철)이 지난 4일 복통에 시달리던 난민 피리(여·48·이라크)씨에게 수술비를 받지 않고 수술을 진행,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피리씨는 한국에 들어온 지 3년째로, 난민(G-1) 신분으로 수입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피리씨는 최근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에 시달렸다. 고통을 참지 못한 그는 지난 2일 두 아들을 데리고 급히 KS병원을 찾았다.
KS병원 관계자는 “피리씨가 한국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상황이라, 작은 아들이 손짓 발짓을 섞어가며 상황을 설명했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 병원에 왔는데, 수술할 돈이 없다. 약만이라도 지어 줄 수 없느냐’고 물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진단 결과는 담낭 결석이었다. 결석을 제거하기 않는 한, 아무리 약을 먹더라도 지독한 고통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진료를 담당한 한철(일반외과) 원장은 수술비를 받지 않고 담낭절제술을 진행하겠다고 결심했다.
4일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피리씨는 건강을 회복하고 9일 퇴원했다. KS병원은 수술비는 물론 진료비, 입원비도 받지 않았다.
한 원장은 “외국인이고 말도 안 통하는 사람이 낯선 병원에 찾아왔는데, 얼마나 고통이 심했으면 찾아왔을까 걱정됐다. 오히려 제 스스로 의술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어 기쁘고, 나 또한 의술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돼 뿌듯했다. 피리씨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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