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제9기 리더스아카데미
비법은 ‘메모’…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메모 습관
지역사회 리더들, 항상 배우는 자세로 준비하고 말하길
지난 8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제9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강의가 열렸다. 이날은 국민의 정부·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연설비서관을 지내고 ‘글쓰기’를 주제로 다양한 저서를 낸 작가 강원국 전북대 초빙교수가 강단에 올랐다.
2014년 ‘회장님의 글쓰기’, 2017년 ‘대통령의 글쓰기’ 등 베스트셀러를 출간한 그는 최근에도 ‘나는 말하듯이 쓴다’(2020년),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2021년) 등 책을 펴냈다. 또 방송 프로그램, 강연 등을 통해 ‘글쓰기’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50대 초반에 위암 선고를 받기 전까지 강 작가는 글쓰기에 대해 생각한 적이 없었다. 연설비서관은 대통령 생각을 잘 읽고 들으며 글로 옮기는 역할이 전부였다. 8년여 전부터 자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말하고 쓰는 것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게 됐다고 한다.
강 작가는 이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일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리더가 가져야 할 역량을 설명했다.
그는 글쓰기에 앞서 ‘말하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조직을 리더(Leader)와 팔로워(Follower)로 나눌 때, 리더는 말하는 역할, 팔로워는 읽고 듣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 강 작가는 두 대통령이 리더로서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늘 질문하고, 책을 읽으며 배우려는 자세를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작가는 ‘말하는 것’과 글쓰기는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말하는 것을 글로 오롯이 옮기면 구어체로 읽기 쉽게 써지기도 하며, 독자 반응도 미리 알고 반영할 수 있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연설문을 쓰는 것과 비슷하다고 돌아봤다.
“노 대통령은 연설문을 쓰기 전, 일단 ‘들으라’고 했죠. 서서 제 주변을 빙빙 돌며 수 시간 말을 이어가곤 했습니다. 설령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라도 일단 하는 게 중요합니다. 재미로 하는 말이든,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이든 말하다 보면 차츰 생각이 정돈되며 구체적인 아이디어로 발전합니다.”
강 작가는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비법으로 메모하는 습관을 들었다. 그는 새로운 정보를 들었을 때, 갑자기 깨달음이 왔을 때, 옛 추억이 떠올랐을 때 등 수시로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에 짧은 메모를 하고 있다. 같은 방법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2년 반동안 썼던 1700개 메모는 ‘글쓰기 책’으로 재탄생했다.
“메모란 말하자면 씨를 뿌리는 일입니다. 말이든 글이든, 이처럼 작은 생각 조각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죠. 두 대통령도 그랬습니다. 식사할 때 조차도 수저 옆에 메모지가 있었죠. 메모가 곧 국민들에게 전하는 연설문과 메시지가 되니, 대통령과 국민들 잇는 연결고리였던 셈이죠.”
강 작가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 의견과 생각, 감상(감정·느낌) 등이 필수라고 짚었다. 평소 사람이나 사건을 호기심을 갖고 보며, 유심히 관찰하고 해석을 내리는 것은 리더로서 주관을 갖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
“지역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로서 늘 미리 준비하고, 말하는 이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리더가 말해야 한 기업의 말단까지 한 마음이 될 수 있습니다. ‘소수가 누린 것을 다수가 누리면 곧 역사가 진보하는 것’이라는 노 대통령의 말처럼, 여러분이 위·아래, 안·밖이 똑같은 조직을 이끌어가길 바랍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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