멩덴·브룩스 부상 속 9일 삼성원정 선발 출격
‘청소년대표 동기’ 박찬호·김태진 믿고 던진다
“친구들 믿고 이닝에 신경 쓰겠습니다.”
KIA 타이거즈의 차명진<사진>이 위기의 마운드에서 기회를 얻었다. 차명진은 9일 삼성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를 통해서 선발로 출격한다.
차명진의 선발 등판은 2019년 7월 4일 NC전 이후 처음이다.
순천효천고 출신의 차명진은 지난 2014년 우선지명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은 ‘기대주’다.
이어진 부상 속 군 복무까지 마치느라 데뷔 6번째 시즌이었던 지난 2019년 5월 16일에서야 프로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4번째 등판이자 선발 두 번째 경기였던 5월 30일 한화전에서 5이닝 1실점의 호투로 애타게 기다렸던 프로 데뷔 첫승을 만들었다.
차명진은 2019년 선발 6경기 포함 9경기에 나와 4.36의 평균자책점으로 3승 1패를 기록하며 KIA 마운드의 새로운 자원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구원으로 단 한 경기에 나와 0.1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올 시즌도 퓨처스리그에서 시작한 차명진은 멩덴과 브룩스의 이어진 부상에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차명진은 지난 5일 LG전에서 1이닝을 소화하면서 워밍업을 끝냈다. 이날 차명진은 유강남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라모스는 1루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그리고 김민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삼자범퇴로 올 시즌 첫 등판을 끝냈다.
차명진은 “오랜만에 등판한 것이라서 처음에 약간 긴장했다. 첫 타자 던지고 나니까 괜찮았다.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착실하게 준비한 게 결과로 이어진 게 의미있다.
차명진은 “안 아프려고 재활에 더 신경쓰면서 준비했다. 서재응 코치님이랑 열심히 밸런스도 잡고 최근에 퓨처스에 좋아서 콜업됐다”며 “초반에 너무 밸런스가 안 좋아서 마음이 그랬는데 잘 만들어져서 다행이다. 생각보다 몸 상태가 잘 올라왔고 잘 준비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욕심’에 스스로 무너졌다.
차명진은 “2019년을 괜찮게 보냈고, 2020년도에 좀 더 해보자 그런 생각이 있었는데 너무 욕심을 냈다.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느낌이 이상해서 조금 더 세게 던지려고 하다 보니까 더 좋지 않았다”며 “2019년에 스피드가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구속 욕심도 있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돌아봤다.
잘 준비해서 돌아온 차명진은 ‘이닝’에 초점을 맞춰 선발 등판을 소화하겠다는 각오다.
차명진은 “2군에서도 선발이니까 긴 이닝을 소화하려고 했다. 긴 이닝을 끌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닝’을 위해 제구에 우선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차명진은 “긴 이닝을 가져가려면 제구가 중요하다. 제구가 돼야 긴 이닝을 끌고 갈 수 있으니까 그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힘으로 밀어붙이다가 제구 안 돼서 볼카운트 불리해지고 던져야 할 공을 못 던지는 것보다는 제구로 유리한 카운트 잡아놓고 전력 피칭을 할 생각이다. 또 제구가 되다 보면 자신감도 생겨서 구속도 올라올 것이다”고 언급했다.
더 치열해진 젊은 투수들의 경쟁 속 책임감도 무거워졌고, 경쟁심도 커졌다.
“후배가 많더라”며 웃은 차명진은 “투수들이 어리다. 애들이 너무 잘 던진다. 후배들한테 안 밀리려고 한다. 1군에 형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어린 선수들이 많으니까 선배라는 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명진은 다시 만난 ‘청소년 대표 3인방’이 승리의 주역이 되기를 바란다. 장충고 출신 유격수 박찬호와 신일고를 졸업한 3루수 김태진은 2013년 태극 마크를 달고 함께 뛴 ‘청소년 대표 동기’다.
차명진은 “고등학교 때 셋이 청소년 대표를 갔었다. 친구들이 뒤에 있으니까 든든하다. 찬호가 ‘찬호버프’가 있다고 그랬다. 자기가 잘 잡아주겠다고 했다(웃음). 2019년에도 그렇고 찬호가 잘 잡아준 게 많다”며 “친구들 믿고 긴 이닝을 목표로 해서 잘 던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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