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출신…민족미술인협회 초대 회장 역임
민중미술의 대부 손장섭<사진> 화백이 지난 1일 별세했다. 향년 80세.
1세대 민중미술 작가인 고인은 1980년대 민중미술 운동의 중심인 ‘현실과 발언’ 동인을 거쳐 민족미술인협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1941년 완도에서 태어난 손 작가는 서라벌고와 홍익대에서 수학했다. 제2회 민족미술상, 제10회 이중섭미술상과 제15회 금호미술상을 수상했다. 특히 고인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진행한 ‘한국 근·현대 예술사 구술채록 사업’에 박서보 화백에 이어 두 번째로 선정될 정도로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인정받았다.
지난 2019년 11월1일부터 2020년 2월2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손장섭, 역사가 된 풍경’전이 열렸다. 당시 전시는 민중미술의 대부로 60년 화업을 이어온 고인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30여 년 전부터 파주에서 작업하는 손화백이 그룹전에 작품을 선 보인 적은 있지만 오롯이 자신의 작품으로 광주에서 개인전을 연 것은 50년 만이었다.
‘거대한 나무-신목(神木)’, ‘민중의 소리-역사의 창’, ‘자연풍경’ 등 모두 3섹션으로 이루어진 전시에서 손 화백은 ‘손장섭의 색’이라 불릴 만큼 독특한 색감으로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선 보였다.
특히 작가의 냉철한 비판 시각과 역사의식이 담긴 작품들은 잔잔한 울림을 주었다. 고3 때 4·19 시위가를 보고 직접 그린 ‘사월의 함성’, ‘현실과 발언’ 창립전에 출품했던 ‘기지촌 인상’, 80년 오월을 그린 ‘오월 함성’ 등이 눈길을 끌었다.
손 화백은 “역사라는 건 눈으로 쉽게 보아지지 않는다. 망원경처럼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미로 ‘역사의 창’이라는 타이틀 아래 많은 작품들을 그렸다”며 “풍경에도 역사가 있다는 것, 역사란 무엇인가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손 화백의 장례는 지난 3일 오전 일산백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쳤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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