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지각 등판 행운의 승리투수 … 29일엔 홀드 기록
“동생들이 잘해 난 보조역할에 만족” 젊은 마운드에 조연 자처
베테랑의 가치는 위기에서 발휘된다. 그라운드 안에서보다 밖에서 더 베테랑의 역할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래서 KIA 타이거즈의 젊은 마운드에 홍상삼의 역할이 중요하다.
KIA는 올 시즌 자의 반 타의 반 ‘젊은 팀’이 됐다.
야수진에서는 나지완, 최형우, 류지혁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지면서 강제 리빌딩이 진행됐다.
다행히 베테랑의 부상 속 기회를 받은 야수진들이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주장’ 나지완과 ‘최고참’ 최형우가 빠진 자리에서 ‘임시주장’ 나주환이 덕아웃의 중심이 됐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지만 후배들에게 “우리가 나이 어리다고 상대에게 무시당하지 말자”는 주문을 하면서 덕아웃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리고 최고참 최형우가 돌아오면서 경험을 더한 타선은 한층 탄탄해졌다.
1일 대타로 복귀전을 치른 최형우는 2일 4번 타자 겸 지명 타자로 나서 자신의 부상 공백 속 성장한 5번 이정훈과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했다.
최형우는 병살타도 기록했지만 결승타 주인공이 됐고, 이정훈도 2타점을 올리는 등 ‘신구조화’ 속 시너지 효과가 났다.
이제 KIA 불펜에 시선이 쏠린다.
마운드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지난해와 전혀 다른 선수층이 구성됐다.
마무리 전상현이 부상으로, 지난 시즌 필승조로 역할을 한 사이드암 박준표와 좌완 이준영은 부진으로 자리를 비웠다.
브룩스를 제외하고 현재 1군에 등록된 KIA 투수 11명 중 데뷔 시즌을 보내는 선수는 ‘루키’ 이의리, 장민기, 이승재와 함께 ‘예비역’ 윤중현 등 4명이나 된다. 마무리 정해영도 이제 2년 차. 김유신, 서덕원도 사실상 신인이나 마찬가지다.
‘맏형’ 홍상삼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지난해 KIA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열었던 홍상삼이지만 올 시즌은 출발이 늦었다.
홍상삼은 멩덴이 부상으로 빠진 5월 26일 처음 1군에 등록됐고, 27일 1-4로 뒤진 6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키움을 상대로 시즌 첫 등판을 소화했다. 그리고 박병호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홍상삼은 팀이 6회말 4점을 뽑으며 승부를 뒤집은 덕에 승리투수가 됐다.
29일 KT전에서는 홀드를 기록하며 고민 많던 KIA 불펜에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
홍상삼은 ‘젊은 마운드’의 조연을 자처한다.
그는 “시작이 좋다. 이제 불펜이 잘해야 한다. 나는 뒤에서 보조하는 역할이다”며 “동생들이 워낙 잘한다. 선배들한테도 잘한다. 잘 하고 잘 던지는 사람이 나가는 것이다. 후배들이 잘 막고 해야 하니까 나는 지고 있을 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기다림 끝에 올라온 1군 무대, 상황에 맞게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홍상삼은 “2군 성적도 안 좋고 계속 야구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승 이런 것은 신경 안 쓴다”며 “게임 나가도 던지는 것만 신경쓴다. 던지는 게 좋아서 언제 나가든 신경 안 쓴다. 나가서 던진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볼넷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오히려 상황에 맞게 볼넷을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홍상삼은 “상황에 맞게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 생각한다. 위기 상황에 나가니까 맞으면 대량 득점이 된다. 포볼 주더라도 최소 실점을 하자는 생각이다”고 언급했다.
또 “나 있는 동안 승률이 7할 정도 되면 좋겠다(웃음)”며 “뒤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서포트 하면서 가을야구 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글·영상=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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