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서구·천주교·재개발 조합
4자 업무협약 보존 협력키로
윤상원 열사 ‘투사회보’ 제작한 곳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가 활동하고 들불야학의 배움터였던 광주 서구 광천동 시민아파트 보존 사업에 지역사회가 힘을 모으기로 했다.
광주시는 25일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서구, 천주교 광주대교구, 광천동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과 협약을 체결하고 4자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시민아파트 보존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용섭 광주시장, 서대석 서구청장, 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문기정 광천동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협약을 통해 광주시는 시민아파트 ‘나동’ 보존 및 광천동 성당 들불 야학당 복원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서구청은 사업시행인가 등 행정처분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또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광천동 성당 교리실 복원을 위해 협력하고, 조합은 보존에 대한 광주시와 서구, 천주교광주대교구의 입장을 조합원에게 알리고 총회에 상정 논의하기로 했다.
들불야학은 배움에 목마른 노동자와 함께 공부하고 세상을 이야기하기 위해 1978년 8월 설립됐으며, 광천동 천주교성당 교리실에서 시작해 학생 수가 늘어나자 시민아파트로 학당을 옮겨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시민아파트는 5·18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가 거주한 곳으로, 박용준 등과 함께 5·18 당시 최초의 민중언론 ‘투사회보’를 제작했으며 한국 민주주의 상징곡이 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사연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1980년대 박관현 전남대 총학생회장, 김영철 5월항쟁 기획실장 등도 시민아파트에서 활동했다.
이처럼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공간이었던 시민아파트는 지역 최대 규모인 광천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지구에 포함되면서 철거 위기에 놓였다.
철거 자리엔 53개 동 5611세대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광주시와 서구, 천주교 광주대교구, 조합이 보존을 위한 4자 업무협약을 체결해 시민아파트 3개 동 중 ‘나동’을 보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용섭 시장은 “지역 최초 노동야학 무대이자 5월 민중항쟁의 흔적이 살아있는 역사 공간인 시민아파트가 재개발사업 구역에 포함되면서 철거 위기를 맞았지만, 이번 협약으로 보존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참으로 다행”이라면서 “시민아파트 보존을 위한 행정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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