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경찰, 백순선 북구의원 수의계약 혐의 수사 미적
검찰 보완 요청 한 달 만에 의회·북구청 늑장 압수수색
수사력 부재 ‘빈축’…정치권 연루 눈치보기 의혹도
광주경찰이 북구의회 기초의원의 수의계약 비위의혹과 관련 북구의회와 북구청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이 수사를 시작한지 10여 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혐의 입증이 부족한데 따른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라는 점에서 수사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 송치된 기초의원 외에 일부 기초의원을 유사한 혐의로 수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송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애초 수사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대형 비리 커넥션이나 중범죄가 아닌 기초의원들의 고질적인 단순 비위 사건을 10개월이나 수사하고도, 의원은 단 한명 만 송치했다는 점에서 빈축을 사고 있다.
24일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북구의회 사무국 전문위원실과 북구청 회계과 등에 20여명의 수사관을 보내 2시간여에 걸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수의계약과 관련된 공무원들이 근무한 회계과와 전문위원실의 서랍 등을 뒤지고, 메신져 내용과 메모 등을 조사한 뒤 휴대전화를 압수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경찰은 지난 3월 뇌물수수·뇌물공여 혐의로 백순선(나 선거구·무소속)의원 부부와 공무원 8명을 검찰에 송치한 사건과 관련한 보강 수사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당시 백 의원이 지방계약법을 어기고 배우자 명의의 인쇄·판촉물 제작 업체를 통해 모두 11건(6700만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북구청과 체결한 것과 관련 백 의원과 배우자, 공직자 8명 등 총 10명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당시(지난해 6월~10월) 경찰은 북구청과 북구의회에 수사를 위한 자료로 ▲북구의회 의원 입찰 및 계약 체결 제한 대상자 신고 자료 ▲백의원 윤리위원회 회부내용자료 ▲백의원 수의계약 입찰 예약서 등을 요청해 이를 토대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검찰은 한달여가 지난 4월 초 대가성을 입증할 수사가 부족하다며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지난해 9월 수사에 들어가 반 년 만에 송치해놓고도 보완수사 요청이 내려온 지 한달이 넘은 시점에서 해당 실과를 압수수색했다는 점에서 경찰의 수사력 부재와 수사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사회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임에도 반 년 넘도록 수사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비판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비롯, 정치권이 연루되면서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백 의원 이외에 각종 비위 의혹이 제기된 다른 북구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이라는 게 경찰측의 설명이지만, 이들에 대한 수사 진행 상황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데다 이날 압수수색에는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경찰에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지만 상당히 늦어지고 있다”면서 “이렇게 늦게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시민사회단체가 북구 비위의원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 것은 백의원뿐만 아니라 다른 의원들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제기를 한 것인데, 백의원 이외의 수사 진행 속도가 떨어지는 것은 경찰이 지역사회의 목소리에 무관심하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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