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 가득 차려진 엄마가 운영하던 식당 그릇들
서울·광주 개인전···영산강문화관 25일~6월 25일
서양화가 류미숙 작가의 작품 주제는 ‘어머니’다.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했던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난 후 엄마가 사용했던 접시, 공기 등이 모두 작품의 소재가 됐고, 류 작가는 다양한 작업을 통해 엄마를 기억하고, 추억했다. 50년간 운영되던 식당은 그의 작업실이 되었고, 작품 속엔 엄마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겼다.
류미숙 작가 개인전이 서울과 광주에서 잇따라 열린다. 부모라는 존재는 누구에게나 애틋하고, 어버이날이 있는 ‘오월’에 좀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전시라 이곳 저곳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서울 전시는 광주시립미술관과 전남문화재단이 인사동에서 운영하고 있는 G&J갤러리(5일~11일)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서울신문 서울갤러리(14일~21일)에서 연이어 열린다. 광주 전시는 영산강문화관(25일~6월25일)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 제목은 ‘엄마의 밥상’이다. 지난 2019년 아트페어를 시작으로 지난해 두차례 초대전을 통해 작품을 선보였던 그는 같은 소재지만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기법 등에서 다양한 변화를 줬다.
그의 작은 품이 많이 든다. 각종 그릇에 그림을 그린 후, 접시와 공기를 직접 짠 캔버스에 일일이 붙이는 작업은 만만치 않다. 이번에 새롭게 시도한 것은 ‘마사토’를 반죽해 화면에 발라 독특한 입체감을 부여한 점이다. 물감을 여러번 발라 캔버스에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낸 후 요리하는 엄마의 모습과 도마, 주걱 등 엄마의 물건들을 ‘감추듯’ 부착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캔버스를 액자처럼 파내고 그 속에 산 등을 배치한 작업도 눈길을 끈다.
그림의 주제는 ‘엄마의 꿈’이다. 또 어미 닭과 갓 부화한 병아리들의 평화로운 한 때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엄마의 품’ 시리즈와 화려한 색감의 인물화 ‘그리움’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작품에는 꽃과 니비, 새와 벌, 그리고 자신의 꿈도 담았다.
50여개의 소품을 이어붙여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 ‘자유’는 많은 이들이 꿈꾸는 모습을 율동감 넘치는 추상화로 표현해내 눈길을 끈다.
지난해와 올해 코로나 19로 인해 꼬박 작업에 매달려 있었던 류 작가는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끝도 없이 나오고 꼭 해야만 할 작업”이라며 “ 결국 엄마의 이야기를 하면서 나의 모습과 가족, 나아가 우리의 삶까지
도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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