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전매 알선 공인중개사들 벌금형…“관대한 처분” 지적

분양권 불법 전매를 알선, 주택 시장의 거래질서를 교란한 공인중개사들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일부 전매 행위는 공인중개사 자격조차 없는 중개인들을 통해 이뤄졌음에도, 알선 수수료에도 못 미치는 벌금형에 그친 점 등을 들어 ‘관대한’ 처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 안팎에서는 ‘부동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부동산 시장에서 자행되는 불법,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정부의 엄단 의지와도 온도차가 사뭇 다른 것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온다.

광주지법 형사 7단독 이호산 부장판사는 주택법과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공인중개사 A(여·45)씨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1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전매행위가 금지됐음에도, 15차례에 걸쳐 광주시 남구와 동구 아파트 분양권 전매 행위를 알선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1100만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또 5차례에 걸쳐 전매 제한 기간에 광주시 남구와 동구 아파트 분양권 전매 행위를 알선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425만원을 챙긴 혐의(주택법 위반 등)로 기소된 B(여·53)씨에게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전매 금지기간에 분양권 전매를 알선하고 300만원을 받은 C(여·48)에게는 50만원, 분양권 불법 전매 행위를 알선하고 100만원을 받은 D(여·65)씨에게 5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데도 아파트 분양권을 전매·알선하고 370만원을 수수료료 받아 함께 재판에 넘겨진 E씨(여·46)에게도 벌금 1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의 선고형량은 불법 전매 행위를 알선하거나 자격 없는 알선 행위에 따라 챙긴 수수료보다 못 미친다는 점에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에 벌금이 고작 이정도? 법을 바꿉시다’, ‘이득이 얼만데, 불법 저지르라고 부추기네’, ‘부동산(범죄) 잡을 의지가 있는지 의심가네’ 라는 식의 비판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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