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청사 리모델링 끝내고
비품 구입에 1억8600만원
의장석 1400만원짜리로 바꾸고
의원실마다 700만원씩 들여
2인 1실 의원실도 1인실로 바꿔
의회는 “조달 구매로 문제 없다”
의장석·의회사무국장석 1678만원
최근 리모델링을 실시한 광주시 북구의회가 ‘호화판’ 논란에 휩싸였다. 사용이 가능한 멀쩡한 가구·전자제품 등을 버리고 수백만원짜리로 교체하는가 하면, 2인 1실로 사용하던 의원 사무실도 혼자 쓸 수 있도록 넓혔다. 근무 공간이 비좁아 청사 외 별도 사무실을 빌려 쓰면서 결재를 받기 위해 횡단보도를 4번 건너는 북구 공무원들도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광주시 북구의회가 최근 의회 청사 리모델링을 끝내고 의원실 20개와 본회의장 등에 새로 교체한 가구·전자제품 등 구입비는 1억 8600만원. 15억 8900만원이 들어간 청사 리모델링비 외에 별도로 들어간 비용이다. 20명의 의원 개인 집무실에 설치된 가구·전자제품 비용으로 9000만원을 넘겼다.
기초의원이 쓰는 책상으로 110만원짜리를 14개 구입했다. 이 책상은 북구의회가 조달업체 홈페이지에 올라온 ‘중역용 가구’ 중 최고급이었다.
20명 중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4명)등은 사무실이 더 큰 점 등으로 기존 집기를 그대로 쓰기로 했다.
45만원짜리 사무용의자 14개(630만원)를 구입하는 것 외에 책장(58만원), 회의용탁자(45만원)도 14개씩 구입했다. 책장 구입하는 데 812만원, 회의용 탁자 비용으로 630만원을 썼다.
의원실마다 1개당 18만원짜리 회의용 의자 6개씩 추가로 집어넣으면서 1512만원을 들였다. 여기에 프린터 비치대(22만원), 간단한 다과·음료 등을 넣어놓는 캐비닛도 16만원짜리를 구입해 14개 의원실에 집어넣었다.
사무용품도 새것으로 바꿨다. 문서 파쇄기(46만원짜리 7대), 벽걸이 TV·거치대 7대(32인치) 195만원, 냉장고 7대(203ℓ) 238만원, 공기청정기 7대에 490만원, 레이저 프린터 7대(210만원)을 썼다.
컴퓨터는 20명 의원들 모두 바꿔주면서 1840만원을 들였고 여기에 소프트웨어·모니터·복사기 등으로 880만원을 썼다.
의원 1인당 700만원이 넘는 돈을 가구·전자제품 교체비용에 쓴 것이다. 멀쩡한 비품을 버리고 교체한 데 따른 비판 지적이 나올만한데도, 북구의회는 “조달 구매로 구입해 문제가 없다”고 했다.
본회의장 내 의장석과 의회사무국장 자리는 1678만원 상당의 수의계약 방식으로 리모델링을 했다. 본회의장 내 의장과 사무국장 등 2명의 책상을 바꾸는 데만 1480만원을 썼다. 맞춤 제작에 옻칠을 해 비싸다는 게 북구의회 설명이다.
북구의회는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2인 1실로 사용하던 의원 사무실도 1인실로 바꿨다. 개인집무실이 없었던 기존에는 지역구 주민들의 민감한 민원 대화를 나누는 데 불편했다는 의원들 요구를 반영했다. 하지만 비좁은 청사 내 공간이 없어 북구 시설관리과 직원들의 경우 청사 맞은편 상가에 별도로 사무실을 두고 4개 횡단보도를 건너 결재를 받으러 오가는 열악한 근무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예산 감시 시민단체인 ‘세금도둑잡아라’ 이상선 사무총장은 “이게 북구와 광주의 현실”이라며 “비리의원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통제, 징계 등의 부재 뿐 아니라 이들을 공천한 책임이 있는 더불어 민주당의 방관도 한몫한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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