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여성 인권 신장 돕는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3년간 현지인 150명에 인권·위생·직업교육…재봉틀 보내기 운동
“시민운동 도울 방법 찾을 것”…28일까지 메이홀서 특별 사진전
한때 우리나라보다 잘 살았던 국가. 인종학살로 논란이 됐던 나라. 소수민족간 내전이 잦은 나라.
지금까지 우리에게 알려진 미얀마는 이 정도였다. 하지만 (사)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이하 광아여) 황정아 대표는 미얀마 국민들의 현실을 깊이 봐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얀마 전역에 IDP(Internally displaced persons·국내실향민)가 많은 것은 물론, 여성 인권이 처참히 짓밟히고 있는데도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짚었다.
황 대표는 지난 2018년 광아여를 출범시켰다. 아시아 국가들의 여성 인권을 신장하고 여성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역량을 강화하자는 게 목표로, 3년여 동안 미얀마를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뜻이 맞는 이들 5여명이 소모임으로 시작한 광아여는 현재 100여명 회원이 함께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황 대표는 “현지인과 함께 연구를 거듭해 보여주기식 도움에 그치지 않도록, 정말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광아여가 지난 2018년 8월부터 시작한 ‘룰루랄라 치치킹킹’(미얀마어로 ‘자유롭게, 평화롭게’) 프로젝트가 그 예다. 미얀마를 직접 찾아가 3박 4일동안 전쟁 트라우마 극복을 돕고 심리치유·상담을 해 주는 프로젝트다. 인권·위생·직업교육 등도 함께 이뤄지며, 지난 3년 동안 매회 현지인 50여명이 찾아와 교육을 받았다.
“군사정권이 우민화 정책을 펼친 탓에 미얀마에는 중졸 학력조차 드물어요. 마을 사람 모두가 교육에 목말라하고 있죠. 양로원 등에서 상담 기법 훈련과 개인위생 등을 배우면, 이들이 마을로 돌아가 지식을 퍼트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어림잡아 1500여명의 미얀마 사람들에게 교육이 전파되며 ‘선순환’이 이뤄졌어요.”
황 대표는 특히 위생 교육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고 돌아봤다.
임신의 원리와 면 생리대 만드는 법, 피임하는 법 등 내용이었다. 우리에겐 상식으로 치부될 지 몰라도 현지인에겐 생소하고도 소중한 지식이었다.
“‘생계 훈련’에 대한 요구도 상당해요. 여성들이 스스로 생계를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재봉틀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유죠. 후원금을 모아 재봉틀을 구입해 전달하고, 기술훈련과 생계비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황 대표는 최근 미얀마가 코로나19에 이어 군부 쿠데타로 혼란스러운 탓에 활동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그는 “현재 미얀마 시민운동은 5·18민주화운동과 너무나 닮아 있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미얀마 시민들은 이제 다시는 과거 군부 독재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황 대표는 “지금은 그들에게 응원과 연대의 메시지를 보내 줄 때”라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준다면 시민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광아여는 국가폭력에 저항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미얀마 시민 운동을 지지하고,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갈 것이다”며 “또한 미얀마 내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을 전달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아여는 오는 28일까지 광주시 동구 남동 메이홀에서 미얀마 국민들을 응원하는 특별사진전 ‘Save Myanmar’를 연다.
광주 사진작가와 미얀마를 연구하는 학자 등 모두 9명이 참여해 미얀마 일상과 시민운동 현장을 담은 작품들을 전시한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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