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에 의한, 이민우를 위한 KIA 타이거즈의 2021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시즌을 앞둔 KIA의 우선 고민은 ‘선발진’이다. 브룩스와 멩덴으로 막강 외국인 ‘원투펀치’가 구성됐지만, 양현종이 빠진 토종 선발진이 고민이다.
일단 KIA는 지난 시즌 선발로 경험을 쌓은 임기영과 이민우로 두 자리를 채우고, 좌완 김유신·이의리·장민기와 우완 김현수·장현식으로 부족한 선발 조각을 맞출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민우’가 KIA 마운드의 키워드가 됐다.
지난 시즌 처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면서 출발은 좋았지만,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5월 5경기에서 3.23의 평균자책점으로 3승을 수확했지만 이후 안정감과 견고함이 떨어졌다.
22경기에 나온 그는 6.79의 평균자책점, 6승 10패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남겼다.
지난해 아쉬운 성적에도 이민우는 올 시즌 선발로 역할을 해줘야 하는 자원이다. 어깨가 무거워진 2021시즌은 이민우에게는 기회의 시즌이기도 하다. 부족했던 성적에도 이민우의 2021시즌에 긍정포인트가 있다. 약속된 자리와 스케줄은 이민우에게 가장 반가운 부분이다.
이민우는 지난해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는 물론 시범경기에서 ‘에이스’로 꼽혔다. 묵직한 직구를 바탕으로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며 선발진 중 가장 꾸준하고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악재가 거침 없던 페이스를 막았다. 개막이 한 달 이상 늦어지면서 이민우는 하락세 속 시즌을 시작했다.
동료들도 “정상적으로 개막했다면 이민우의 시즌이 달라졌을 것이다”고 말할 정도로 아쉬웠던 2020시즌.
페이스 조절에 실패했던 이유 중 하나는 ‘경쟁’이었다. 처음 선발진에서 경쟁했던 만큼 좋았던 페이스를 유지하느라 정작 본 무대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민우는 “지난해 처음 로테이션 들어가는 거라서 뭔가 (페이스) 낮추려고 하면 안 좋다고 하실까 봐 끝까지 유지했다. 결정 난 게 없으니 페이스 조절 못하고 있다가 시즌 들어갈 때 떨어지는 타이밍이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는 확실한 자리에서, 4월 3일 개막을 기다리게 된만큼 본 무대에 맞춰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체력적인 부분도 준비가 잘 이뤄졌다.
이민우는 “체력적인 부분에 신경 썼다. 지난해에는 확실히 캠프부터 초반까지는 오버페이스한 탓에 체력이 떨어져 구위도 안 좋고 변화구도 풀리는 게 많았다”며 “오버페이스 안하려고 하고 체력적인 부분을 준비했다. 확실히 좋아진 것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투심과 커브도 차분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민우는 “정명원 코치님께서 투심을 권해서 해보고 있다. 올 시즌 커브 비중을 더 높일 생각이다”며 “지난해 후반기부터 비중을 높였는데 올 시즌 커브를 결정구로 던져볼 생각이다. 프로 와서는 잘 안 던졌는데 정명원 코치님이 대학 때 보셨다고 한다. ‘대학 때 커브 좋았는데 왜 안 던지냐’고 하셔서 비중을 높일 생각이다”고 밝혔다.
또 “기복을 많이 줄여야 될 것 같다. 지낞애 던지는 것을 많이 봤는데 안 좋을 때 보니까 점수를 쉽게 줬다. 그런 것을 줄여나가야 겠다”며 “감독님도 주문을 하셨고, 캐치볼을 할 때부터 빨리빨리 던지는 습관을 들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양현종이 빠진 마운드에서의 책임감, 결혼을 하면서 더해진 책임감도 이민우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이민우는 “작년보다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현종이 형이 없으니까 기회라고 생각하면서도 옆에 배울 게 많은 선수가 없으니 아쉽다. 기둥이 있다가 기댈 곳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기영이랑 나도 뭔가 모르게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며 “와이프가 돈 많이 벌어오라고 한다(웃음). 올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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