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발생 50일째를 맞아 광주·전남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광주에서 연일 확진자가 나오긴 했으나 관리대상인 신천지 신도였고, 전남은 일주일째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한 것은 다행이지만,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바깥 나들이가 사실상 불가능한 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 사이엔 ‘마음의 병’이 확산하고 있다. 평소 이용하던 복지시설이나 경로당 폐쇄 등에 따른 사람간 접촉이 차단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빠른 시일내에 완전종식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각 구청과 함께 심리치유 활동에 나서고 있는 광주시도 한계를 느끼고 있다. 현 행정력으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에도 버겁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시민들에게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유지하되, ‘심리적(마음의) 거리 좁히기’에 적극 나서줄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8일 광주시 등 방역 당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환자 발생은 지난 1월 20일 첫 확진자 후 50일째로 접어들었다. 광주에선 지난달 4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후 복지시설은 물론 무료급식소, 경로당, 노인일자리 현장 등 대부분의 교류시설은 한달 넘게 문을 닫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람간 접촉이 뜸해지면서,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마음의 병’이 번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일선 구청과 함께 사회생활이 단절된 노인·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심리치유 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각 구청에선 식사배달 등을 위해 소외계층 가정을 방문할 때면 잠시 말동무 역할을 하는 등 소통의 끈을 이어가고 있으나, 관리 대상이 워낙 많다 보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계에선 전화 등을 통한 ‘심리적 거리 좁히기’ 만으로도 마음의 병 치유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한 관계자는 “감염위기 상황에선 외부활동이 제한돼 외로움, 소외감이 찾아올 수 있으며,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장애인 등의 상황은 더 심각할 수 있다”며 “화상 전화 등을 통해 주변 사람과 소통하면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광주시도 의료계 권고에 따라 시민들에게 ‘심리적 거리 좁히기’ 활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당분간 사회적 거리 두기는 실천하되, 마음의 거리만큼은 더 좁히는 운동이 활발해 졌으면 한다”며 “오늘부터라도 가족, 친구, 동료, 이웃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따뜻한 격려와 안부의 마음을 전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제안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오후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7382명이라고 밝혔다. 광주는 이날 1명이 더 추가돼 15명이며, 전남은 4명이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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