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한국화·미디어아트 등 전시
광산구 3월까지 풍영정 등 4곳 확대
추천위 통해 참여작가 25명 선정
‘별빛 내리는 밤, 별밤 미술관을 만나다.’
광주시 광산구 쌍암공원은 주민들이 많이 찾는 쉼터다. 아름다운 분수와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 등이 어우러진 공원엔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산책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코로나 19로 실내활동이 어려운 요즘, 탁 트인 공간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편안한 시간을 누릴 수 있어 사람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는 산책하며 멋진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광주 광산구(구청장 김삼호)가 문을 연 ‘별밤 미술관’은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한 야외갤러리다. 4m×3m 규모의 아담한 컨테이너 갤러리는 낮에도 좋지만 어둠이 내리고 불이 켜지는 한밤에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산책하던 시민들은 불빛에 이끌려 자연스레 작품 감상을 하게되고, 문턱이 높은 미술관 대신 ‘일상의 공간’에서 그림을 접하며 새로운 경험을 한다. 지친 삶에 찾아든 위로와 힐링이다.
별밤 미술관에서는 지금까지 서양화, 한국화,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작품들이 관객들을 만났다. 시원한 폭포 그림을 선보인 송필용 작가의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전을 시작으로 지난 한해 동안 이호국의 ‘선을 그리며’, 이이남 ‘BEYOUND THE LIGHT’전이 열렸고 올 1월엔 새해 첫 전시로 최대주 작가의 ‘피안의 숲’전이 개최됐다. 전시작들은 관람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난해한 작품보다는 위로와 감동을 전하는 따뜻한 작품 위주로 꾸려져 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광산구는 일상 속 예술을 선사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비대면 전시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별밤 미술관을 확대·운영한다. 3월까지 풍영정 천변길 공원, 운남근린 공원, 신창역사문화 공원, 선운지구 근린 공원 등 4곳에 미술관을 새롭게 오픈한다. 장소는 광산구 내 각 동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희망하는 동을 접수받은 후 대상지를 점검, 결정했다. 규모나 형태는 쌍암공원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사업이 확장되면서 전시 작가 선정에도 힘을 쏟았다. 조현영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관장, 목포대 정나영 교수, 광주시립미술관 임종영 학예사, 문희영 예술공간 집 대표 등 7명으로 별밤미술관 전시작가 추천위원회를 구성, 상반기 동안 전시에 참여할 작가 25명을 선정했다. 전시 일정과 전시 공간 배정은 미술관 실무진이 맡아 진행한다.
참여작가는 한국화, 서양화, 사진, 미디어, 조각,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김상연·윤준영·임남진·임용현·정선휘·강남구·김해성·박상화·설박·손봉채·윤세영·양나희·정승원·정운학·박인선 등 광주 지역 작가 22명이 전시를 열며 고차분(목포), 박소연(서울), 이가은(목포) 작가는 지역교류 차원에서 함께 한다.
2월 한달 동안은 쌍암공원 별밤미술관에서 한희원 작가가 전시를 열고 있다. ‘겨울여정’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티벳 카일라스 순례지 풍경을 담은 ‘티벳의 별’, 쓸쓸한 겨울 정미소를 그린 ‘그해 겨울’, 조지아공화국 트빌리시에서 머물며 작업한 ‘조지아 정교회’ 등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반응도 좋다. 한희원 작가는 “공원을 찾았을 때 작고 아름다운 미술관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밤에 산책하며 별빛 아래서 그림을 감상할 수 있고, 예술이 시민의 삶 속으로 스며들 수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또 “미술 뿐 아니라, 문학 등 다양한 장르로 확대되고, 광산구 뿐 아니라 광주시 전역에서 이처럼 생활 속 문화공간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별밤 미술관은 오후 6시부터 밤12시까지 365일 운영된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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