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잡은’ 최원준이 KIA 타이거즈 공·수·주의 핵심 선수로 뛴다.
KIA의 2020시즌 성과 중 하나는 최원준의 성장이었다. 2016년 입단 당시부터 ‘특급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고, 기대할 만한 실력도 보여줬지만, 기복이 문제였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중견수로 시작했던 지난해에도 초반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부상병동’에서 기회를 잡은 최원준은 시즌 막판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하나였다.
입단 후 가장 많은 123경기에 나온 최원준은 0.326의 타율로 35타점, 72득점으로 가장 좋은 성적표를 작성했다.
올 시즌 최원준은 KIA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리드오프로서의 공격, 빠른 발을 활용한 주루 그리고 외야의 상수로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 소띠해 소띠 선수로서도 주목을 받는다.
남다른 기대 속에 출발하는 2021시즌을 두고 최원준도 “작년 후반부터 좋아져서 그걸 잊지 않으려고 비시즌부터 준비를 잘했다. 기대가 많이 된다”고 언급했다.
지난 시즌 ‘루틴’을 찾은 게 최원준 변화의 원동력이 됐다.
최원준은 “2019년까지 기복이 심했다. 작년에 타격 코치님들, 감독님한테 조언 많이 들으면서 나만의 루틴이 생겼다. 시합 전에 연습 방법이 생겨서 후반기 기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최원준은 감독실 문을 두드린 적이 있다. 당시 윌리엄스 감독은 최원준과 1시간이 넘게 타격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젊은 선수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최원준은 “프로 입단해서부터 타격에 관해 느꼈던 것을 속 시원하게 풀어놨는데 제 말이 맞다고 좋게 될 수 있다고 말씀 해주셨다. 그 부분에서 확신을 얻으려고 했다”며 “내가 오랫동안 잘한 선수는 아니지만 (고등학교시절에) 많은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게 타격폼에 신경쓰기 보다는 수 싸움 한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했었다. 변화구가 약점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거기에 깊게 빠져들어서 타격폼도 3~40번 바꾸기도 했었다”고 이야기했다.
윌리엄스 감독과의 허심탄회한 대화 그리고 베테랑 최형우의 조언도 최원준의 눈을 뜨게 했다.
최원준은 “최형우 선배가 연습 때 경기와 다르게 연습을 한다. 경기 때는 어제든지 당겨칠 수 있기때문에 연습할 때는 밀어친다든지 하는 타격 연습하는 조언을 많이 해줬다. 그동안에는 여러 조언을 듣다 보니 혼돈이 와서 그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했는데 지난해 타격 코치님도 비슷한 부분을 강조하셔서 연습 방법을 바꿨다. 연습 때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꾸준하게 기회를 받으면서 리드오프로서도 자신감이 생겼다. ‘출루율’에 대한 답도 최형우로부터 얻었다.
최원준은 “많이 기회를 받으면서 적응이 됐고, 어떻게 풀어가는지 알게 됐다”며 “출루율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공을 일부러 안 치고 기다려보기도 했다. 그런데 형우 형이 출루율이 좋은 타자인데 너무 보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치려다가 나쁜 공이 오면 거른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14개의 도루를 기록했던 최원준은 올 시즌에는 상황에 맞게 더 공격적인 주루에 나설 생각이다.
최원준은 “작년에는 뒤에 2~4번이 좋았기 때문에 도루할 상황이 많이 없었다. 시도 자체를 많이 안 했는데 올해는 상황에 맞게 공격적으로 뛸 생각이다”고 밝혔다.
수비에서는 변화가 예고된다. 이에 확실한 ‘외야수’로 자리를 굳혔지만 터커의 1루 이동에 맞춰, ‘강견’ 최원준은 우익수 자리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최원준은 “원래 외야수 전향하면서 2군에서 우익수로 많이 했고, 편했다. 작년에 중견수로 실수 많이 하고 경험 쌓았는데 팀 상황 상 우익수를 맡을 것 같다. 적응하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구체적인 수치를 목표로 삼지는 않았지만 ‘144’라는 숫자가 최원준의 머리에 있다.
최원준은 “이제 나이도 있고, 기회도 많이 받아서 결과를 내야 하는 때가 됐다. 진중하게 올 시즌 임해야 할 것 같다”며 “우리 팀이 좋은 외야수들이 많아서 144경기를 다 나갈 수 있는 게 목표다. 144경기를 다 뛸 체력은 되어있다. 그동안 야구를 못해서 체력은 남아도는 데 다 뛰지 못했었다”고 144경기 질주를 향한 각오를 밝혔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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