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등 외국인 13명 확진 비상…기숙사 밀집생활에 방역 사각지대
일부 학생 마스크 안쓰고 다니고 검사 후 자가격리 수칙도 안지켜 ‘불안’
고려인마을 등 선별진료소 운영…외국인노동자 연락체계 없어 차질 우려
18일 오후 3시 광주시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 국제교료원 앞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한 외국인들로 북적였다. 선별진료소가 설치되는 모습을 지켜보던 외국인들 얼굴에는 긴장감과 걱정스런 표정이 묻어났다.
광주시 등 방역 당국은 최근 광주에서 남부대와 호남대를 다니는 우즈베키스탄 외국인 유학생 4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자 이날 부랴부랴 남부대에 선별진료소를 차렸다. 광주지역 외국인 유학생·근로자 등 1만3000여명을 전수조사해 혹시 모를 코로나 확산을 막겠다는 조치였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기숙사 로비와 숙소 창문을 통해 떨어지는 눈발 속에 바람에 날아가는 선별진료소를 고정시키느라 안간힘을 쓰는 방역 인력들을 불안하게 응시하고 있었다.
선별진료소 설치가 끝나자 검사를 받으려는 외국인 유학생들로 긴 줄이 만들어졌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확진 판정을 받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기숙사 밖에 머물렀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들 확진자들과의 직·간접 접촉이 있었을 지 모른다는 생각에 발을 동동 구르는 외국인 유학생들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 격리’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베트남 출신 한 외국인 유학생은 “오늘 밤 아르바이트를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친구들에게 묻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남부대 기숙사에는 베트남 출신 유학생 128명과 우즈베키스탄, 태국 유학생이 거주하고 있다는 게 학교측 설명이다. 한국인 유학생까지 합치면 대략 150여명 수준으로, 단체 생활을 하면서 방역 지침을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어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학생은 “9.91㎡(3평)정도의 기숙사 방에 2~3명이 모여 생활하는데, 마스크도 쓰지 않고 기숙사 내부를 돌아다니는 외국인 학생들이 적지 않아 불안하다”고 말했다.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선별진료소에서 검사가 이뤄지는 중에도 2~3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기숙사 방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검사 뒤 자가격리 지침을 따르지 않고 밖을 돌아다니느가 하면, 검사 받고 바로 기숙사를 벗어난 외국인들도 보였다.
또 유학생들을 검사할 선별진료소는 남부대에 마련됐지만 5455명에 이르는 고려인들을 위한 임시선별진료소는 월곡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됐지만 매일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2시간 동안만 운영키로 했다.
같은 이유로 하남·평동 산단 등에서 근무하는 5000명이 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검사는 목·금요일에나 진행키로 하는 등 전수 검사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모두 광산구보건소 관할 지역이라 인력 부족 등으로 신속하게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보건당국 설명이다.
광산구도 비상이 걸렸다. 외국인 유학생들과는 달리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우 검사를 받으라고 연락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일단, 시민사회단체와 외국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검사를 받도록 연락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얼마나 될 지, 방역 당국의 방침을 제대로 따라줄 지도 미지수라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글·사진=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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