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보니]
1·2·3호기 2034년까지 폐로 확정…원전세 감소 등 지역경제 타격
남은 3기 문제점 노출에 지역민 불안 속 영광군 근본대책 마련 분주
정부가 ‘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탈(脫) 원전 로드맵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빛원전 1·2·3호기가 오는 2034년까지 가동을 멈춘다. 한빛원전 1호기는 오는 2025년, 2호기는 2026년 9월, 3호기는 오는 2034년 9월 전력공급설비에서 제외된다.
지역 환경단체 등에서는 지난해 여름, 한빛원전 6기의 원자로 중 3개의 가동이 멈춘 상태였음에도 여름철 전력수급에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던 점을 들어 잦은 사고·정비 불량 등으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한빛원전의 조기 폐로(廢爐)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34년까지 6기 중 3기 폐로=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체 전력 생산에서 원자력 비중을 낮추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는 게 골자로, 원자력발전의 경우 오는 2034년까지 17기로 줄이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국가 에너지정책의 기본 틀로 전기사업법에 따라 2년마다 수립하는 행정계획이다. 9차 전력계획은 2020년부터 2034년 까지의 전력수급 전망과 전력설비 계획 등이 담겨있다.
한빛원전 1호기는 오는 2025년, 2호기는 이듬해인 2026년, 3호기는 2034년에 폐로의 수순을 밝게 되는데,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에 견줘 한빛 3호기 폐쇄 계획이 새롭게 추가됐다.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탈원전 정책 기조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한빛원전 6기 중 절반인 4·5·6호기가 멈춰선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원전 6기 모두 불안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한빛원전 4호기의 경우 지난 2017년 5월 18일 가동을 멈춘뒤 벌써 1000일을 훌쩍 넘긴 상태다. 5호기의 경우에는 지난해 4월 실시한 계획예방정비에서 부실한 정비 실태가 드러나면서 운전이 중단됐다. 한빛원전 안팎에서는 이 때문에 한빛원전 6호기도 1년 6개월마다 진행되는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 어떤 문제점이 드러날 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6기의 원자로 중 3개는 노후화돼 폐로 일정이 잡혀있고 나머지 3기는 운영 과정의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멈춰진 만큼 불안감도 커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력 수급에 지장이 없다면 안정성 문제가 제기된 한빛원전의 조기 폐로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환경단체들 주장도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전남에 확대=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의 증설도 눈에 띈다. 정부는 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저탄소 경제·사회로의 이행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가속화해 태양광·풍력설비를 증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전남의 경우 40MW를 초과하는 태양광·풍력 발전 사업 허가도 가장 많이 받은 상태다. 전국에서 40MW를 초과하는 태양광 발전사업허가가 난 지역은 모두 28곳에 이르는데 절반인 14곳이 전남에 위치하고 있다.
40MW를 초과한 풍력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전국 107곳 중 전남에서만 30곳이다. 강원(35곳)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제 뭘 먹고 사나 =영광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노후 원전에 대한 불안감에 더해 폐로로 인한 지역경제 우려도 흘러나온다.
영광지역의 경우 한빛원전에 대한 의존도가 막대하다. 한빛원전이 납부한 지방세 누적액만 3445억(2014~2020년)에 달하고 원자력발전지역 자원시설세 조정교부금 및 원전주변지역 사업자지원금(2017년 기준)도 영광군 세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한빛원전은 지난 2016년에만 628억원에 달하던 원전세가 지난해는 412억원에 그쳤다. 공극 발생 등의 문제로 한빛 3·4호기 가동이 오랫동안 멈추면서 매달 원전세도 예년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영광군이 한빛원전 폐로 대책 마련에 나선 이유다.
영광군은 지난해 5월 한빛원전 1·2호기 폐로 대비 기본계획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연 데 이어 조만간 2차 보고회를 열고 구체적인 대응 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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