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기피에 운전면허 따고 안경 김 서림에 시력교정술 받고
정보화자격증 학원·안과병원 등 몰려…치과는 환자 수 줄어 울상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답답한 일상에 변화를 주려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휴대전화로 유튜브를 보다가 관심이 가는 자격증 수업을 챙겨듣다가 자격증 취득에 나서는가 하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일상화된 마스크로 얼굴이 가려지는 점을 활용, 시력 교정술을 받거나 때를 가리지 않고 성형수술을 상담하는 시민들도 부쩍 늘었다. 코로나로 뻔해진 일상을 조금 다르게 살아보는 재미를 찾겠다는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산업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대중교통 기피, 직접 운전해요=많은 시민들이 몰리는 대중교통 기피 현상이 반영되면서 운전면허 취득자도 부쩍 증가하고 있다. 인구 감소에도 불구, 일상화된 드라이브스루와 자가용 여행으로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보겠다는 심리가 작용됐다는 게 관련 업계 분석이다.
광주지역 신규 운전면허 취득자는 2019년 4만 2039건에서 지난해 4만 2110건으로 늘었다. 전남도 2019년 5만 7099건에서 2020년 5만 7835건으로 증가했다.
비대면 방식의 운전 학원도 성업중이다. 북구 한 실내운전면허 학원의 경우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시민들로 매일 북적인다.
반면, 대중교통 감소세는 뚜렷하다.
11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까지 광주시내버스 이용객은 7834만 9000명으로 2018년 같은 기간 이용객 1억 1615만 7000명에 견줘 32.5% 감소했다. 지하철 이용객도 지난 2019년 1931만 9090명에서 지난해에는 29.7% 감소한 1358만 2875명에 그쳤다.
실내운전학원 관계자는 “대학생 뿐만 아니라 40~50대 주부들도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찾고 있다”며 “코로나에도 기대 이상으로 학원생이 많다”고 말했다.
◇집에서 보는 유튜브로 영화에 자격증까지=‘집콕족(族)’이 늘고 기간도 장기화되면서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려는 시민들도 생겨나고 있다. 예전에는 유튜브로 못 봤던 드라마나 영화를 즐겼다면 이제는 공인중개사나 손해사정인 시험 과목을 알려주는 유튜브 영상을 빼놓지 않고 보면서 자격증 취득까지 노린다는 것이다.
광주상공회의소가 파악한 지난해 컴퓨터활용능력·워드프로세서 자격시험 응시자는 7만 1409명으로, 2019년(6만 4747명)에 견줘 10% 가까이 늘었다. 공무원 공채 시험에서 반영되던 정보화자격증 가산점이 지난해 폐지됐는데도 응시자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코로나에 가산점 폐지 등에도 응시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경우도 이날 홈페이지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한때 원서접수 마비 사태가 발생하는 등 자격증 취득을 위한 관심이 높았다.
◇마스크가 감춰주고 마스크 쓸때 불편해서=일상화된 마스크로 인한 변화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게 시력교정시술을 받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점으로, 겨울에 몰리던 예년과 달리, 사계절 상담을 받는 손님들이 늘어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시력교정술을 받는 젊은층이 늘어났고 특히 안경 착용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호흡할 때 렌즈에 김서림 현상이 생기는 불편을 참다못해 시력교정술 상담을 받는 경우가 많다.
A안과 관계자는 “안경을 쓴 시민들이 김 서림 등의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시력교정술을 상담받으려고 병원을 찾고 있다”며 “지난해 겨울보다 시술도 20% 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쪽도 생겨나고 있다. 치과업계에서는 직접 입을 벌리고 진료를 해야하는 탓에 반드시 필요한 진료가 아니라면 교정도 미루면서 손님이 줄었다는 반응이다.
대형 치과병원 원장은 “마스크 착용으로 치아교정 환자가 늘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교정치료 환자의 경우 눈에 띄게 줄었다”며 “모든 진료가 입을 벌리고 진행되는 점을 걱정해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것을 미룬 게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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