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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시인이 꿈꾸는 책방

by 광주일보 2021.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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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사람들에 불빛 전하는 등대”
김이듬 지음

 

작은 동네서점에 가면 즐겁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공간들도 좋고, 무엇보다 주인장들이 서점 서가에 가져다 놓은 책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크다. 동네 서점은 규모가 작다 보니 많은 책을 진열할 수 없어 주인장의 ‘취향’에 많이 반영된다. 그래서 나와 같은 ‘취향’의 서점을 발견하면 행복해진다.

작가가 운영하는 서점이라면 더욱 더 가보고 싶어진다. 늘상 궁금한 작가의 관심사를 알 수 있을 것같기 때문이다. 작가가 운영하는 책방으로는 유희경 시인의 시집 전문 서점 ‘위트앤시니컬’,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인 가수 요조의 ‘책방무사’가 대표적이다.

시인 김이듬도 2017년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 앞에 ‘책방이듬’을 열었다. “심장이 두근거리며 온몬이 뜨겁고 담대하게 나아가는 기분을 잃어버리고 살게 될까봐”, 동네서점은 결국 망할 거라며 자신이 아는 모든 사람이 말리고 걱정한, 책방 오픈을 강행했다. 책방 입구에 니체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쓴, “춤추는 별이 되기 위해서는 그대 스스로의 내면에 혼돈을 가지고 있어야한다”는 글을 써 붙이고서.

김이듬 시인의 산문집 ‘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은 서점을 운영하며 겪은 에피소드들과 평범한 일상에서 보고 느낀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풀어낸 책이다.

책은 ‘책방에서 나의 방을 생각하다’, ‘그녀의 입술은 따스하고 당신의 것은 차거든’,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화해하는 밤이’, ‘우리는 만나 다른 사람이 된다’ 등 모두 4부로 나눠 책방에 대한 이야기,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시와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인은 자신의 서점이 ‘심리적인 기차역이나 객실이 되면 좋겠다’고 말한다. “책을 통해 먼 곳으로 떠났다가 조금 달라진 마음으로 돌아오는 경험이 가능한 곳,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작은 불빛을 전하는 등대같은 곳, 일상이라는 소소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이 시인이 꿈꾸는 책방이다.

시인은 서점을 운영하며 ‘관계 맺음’에 대해 생각한다. 30년 넘게 세탁소를 운영하는 옆짚 아주머니에게 직접 구운 따뜻한 식빵을 건네 받고, ‘잔뜩 걸린 옷들 사이에서 읽으시라’며 최승자의 시집 ‘빈 배처럼 텅 비어’를 빌려준다. 그날 그날 꽃을 팔아 번 돈으로 시집을 사서 행복하다는 아내와 그런 아내의 말에 귀 기울이며 소설책 한 권을 꺼내드는 젊은 부부의 모습도 보여준다.

지인들의 우려처럼 매달 월세 내는 날에는 이런저런 생각이 들고 운영하는 데 힘들 때도 있지만 책방은 시인에게 더 없이 소중한 공간이다.

김이듬 시인은 영역시집 ‘히스테리아’가 세계적인 권위의 전미번역상과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동시 수상해 화제가 됐다. 김춘수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마르지 않은 티셔츠를 입고’, ‘말할 수 없는 애인’ 등의 시집을 펴냈다. <열림원·1만35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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