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가장 많은 낙찰 총액을 기록한 작가는 이우환 화백이었다. 단일 작품 최고 낙찰가는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가 기록했다. 또 경매 시장 낙찰 총액은 1153억원으로 지난 5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 코로나 19 등으로 미술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와 아트프라이스(대표 고윤정)가 최근 2020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연말결산을 발표했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8개 경매사(서울옥션, K옥션, 마이아트옥션, 아트데이옥션, 아이옥션, 에이옥션, 칸옥션, 꼬모옥션)가 1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온오프라인 경매 분석결과다.
올해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낙찰총액 1153억원은 2019년 1565억원, 2018년 2194억원, 2017년 1900억원, 2016년 1720억원에 비교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경매 총 출품작은 3만 276점, 낙찰작은 1만8349점으로 낙찰률 60.61%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만5962점 중 1만7279점이 주인을 찾아 낙찰률은 66.55%를 기록했다. 올해 경매 출품수가 처음으로 3만 건을 넘어서는 등 지난 5년간 가장 많은 작품이 출품됐지만 낙찰총액은 가장 적어 그만큼 미술시장이 위축됐다고 볼 수 있다.
경매시장의 추이를 볼 때 지난해는 ‘이우환의 해’라로 불릴만 하다. 이 화백은 149억 7000만원으로 낙찰총액 1위를 차지했으며 출품작 228점 중 180점이 낙찰돼 낙찰률은 78.95%로 높게 나타났다. 또 최고 낙찰가 30 순위에도 무려 10점을 올려놓았다. 지난해 낙찰총액 1위는 김환기로 약 249억6000만원, 낙찰률 72.95%이었다. 2018년(354억7000만원)과 2017년(253억9800만원) 역시 김환기가 1위를 차지했었다
낙찰 총액 2위는 쿠사마 야요이(88억 9000만원)가 차지했으며 김환기는 3위(57억 900만원)로 밀렸다. 박서보(45억 2000만원), 김창열(32억3000만원), 정상화(20억900만원)가 뒤를 이었으며 10위 안에는 이중섭·김종학·박수근·이대원 작가가 이름을 올렸다. 고흥 출신의 천경자 화백은 13억 2000만원으로 13위를 차지했다.
작품별 최고 낙찰가 1위는 쿠사마 야요이의 ‘Soul Burning Flashes’(194㎝×130.6㎝, 3ea)가 차지했다. 낙찰가는 약 27억8800만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최고가의 50% 미만 가격으로 지난 4~5년간 최저 가격으로 1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미술품 구매에 나선 큰손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반증이다. 2019년에는 르네 마그리트 작품이 약 72억4750만원, 2018에는 루이스 부르주아 작품이 약 95억1400만원에 낙찰됐었다.
2위는 뉴욕서 환수된 18세기 병풍 ‘요지연도’(20억)가 차지했으며 이우환의 작품은 ‘점으로부터 No.770100’(181.8㎝×227.3㎝)가 15억2000만원으로 3위, ‘바람과 함께’(9억원·162.2㎝×130.3㎝)가 10위를 차지했다. 4위는 쿠사마 야요이의 ‘infinity-Nest(OWTTY)’(14억 5000만원)가 차지했으며 김환기는 ‘항아리와 날으는 새’(10억7000만원·72.7㎝×53㎝) 등 두 작품이 5위와 8위를 차지했다. 그밖에 이중섭의 ‘아버지와 장난치는 두 아이들’(37.4㎝×46.8㎝)이 11억원으로 7위를 차지했으며 박서보의 ‘묘법 N0.10-78’(9억원·130.3㎝×162.2㎝)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경매사별 1위는 517억원을 기록한 K옥션이 차지했으며 서울옥션은 코로나로 비중이 높은 홍콩 경매가 무산됨에 따라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진 434억원에 그쳤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아트프라이스는 올해 미술시장의 경우 경매 외에 미국 아트플랫폼 ‘아트시’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더욱 대중적인 작품과 다양한 컬렉터가 유입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무엇보다 대중들의 아트테크에 대한 관심으로 그동안 저평가돼온 한국 근현대 미술과 고미술의 거래가 활발한 원년이 됐다는 점에선 위안을 삼을 만한 한해였다고 분석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작품사진 제공=(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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