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핫’한데…광주 이례적 청약 미달 왜?

선교지구 우방아이유쉘아파트
첫 분양가 상한제 적용 불구 미달
인구 유입 기대했던 동구 ‘당혹’

 

광주지역 아파트 <광주일보 자료사진>

‘청약 광풍’이 불고 집값 과열 현상이 벌어지는 건 광주도 예외가 아니다. 당첨만 받으면 수천만~수억원까지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로또’라는 인식 때문에 웬만한 아파트는 분양할 때마다 청약경쟁률은 수백대 1까지 치솟았다. 외지인들의 투자 열기까지 가세하면서 일부 아파트 가격은 한 달 사이 수억원 이상 오르는 등 상승했다.

정부가 지난달 광주 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조치였다.

조정대상지역은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하거나 3개월 간 공급되는 월평균 청약경쟁률이 5대 1을 초과하는 등 정량요건을 충족한 지역 중 여러 상황을 종합해 과열로 판단된 곳을 선정한다.

이런 ‘핫’한 부동산 시장에서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광주시 동구 선교 도시개발구역에서 공급하는 우방아이유쉘아파트로, 서민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59㎡과 84㎡ 일부 세대가 1:1 경쟁률을 채우지 못했다. 이미 1차 공급 물량(490세대)이 완판된 것과도 사뭇 대조적이다.

광주에서 최초로 공급된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로 3.3㎡당 900만원대 분양가로 공급된데다, 자치단체가 개발해 공급하는 공공 택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인 점, 국공립 어린이집·돌봄센터가 함께 들어서는 장점을 갖췄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계약금이 10%도 안되지만 미달사태를 빚었다.

바로 앞 분양했던 첨단 힐스테이트가 69.29대1(110㎡ B형)~624.74대 1(84㎡ A형)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e편한세상 무등산 아파트(90.94대 1~160대 1), 더샵 광주포레스트(12.25대 1~330대 1), 힐스테이트 광산(23.82대 1~247대 1) 등이 ‘청약 광풍’을 기록했던 것과도 차이가 난다.

동구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인구 10만명 회복 뒤 ‘돌아오는 동구’로 발돋움할 인구 유입 정책의 하나로 추진했던 정책인데다, “선교 도시개발사업 등을 차질없이 추진, 활력이 넘치는 도시환경을 조성하겠다”던 임택 동구청장의 신년사도 빛이 바랜 듯한 모양새다.

동구 안팎에서는 개발제한구역이던 선교지구 일대 11만8504㎡를 해제해 아파트를 비롯, 근린공원을 조성하고 벤처타운 및 벤처배후단지를 조성, 인구 유입을 통한 지역 개발을 이끌겠다는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높은 청약 경쟁률을 예상하고 묻지마 청약에 나섰다가 ‘덜컥’ 당첨된 청약 신청자들의 경우 아파트보다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변 개발 여건을 감안하면 계약을 해야할 지 망설이는 등 고민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동구도 거창하게 내놓을만한 관련 개발 계획이 없는 탓에 시장 수요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부동산 시장의 반응도 다양하다. 우선, 정부의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한동안 광주지역 시장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외지인 투자가 사라지면서 발생한 효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입지 여건 등을 바탕으로 분양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똘똘한 한채’에 대한 시장의 선호도를 반영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광주시 동구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는 교통·생활 등 정주 여건 마련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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