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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을기자

택시에서 지인의 미성년 딸 강제추행…무죄 선고 왜

by 광주일보 2020.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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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 가족도 몰라…피해자 진술 신뢰성 의문”

 

택시를 함께 탄 지인의 미성년 딸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범행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직접 증거인 ‘피해자 진술’을 믿지 못하겠다는 재판부 판단이 반영되면서다.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성범죄 사건의 특성상 피해자 진술의 신뢰성을 엄격하게 심리한 판결이라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 12부(부장판사 노재호)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피해자인 B(18)양 가족들과 함께 음식을 먹고 같은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옆 자리에 앉은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피해자 집 앞에 도착하는 10분 동안 택시 안에서 피해자 등 뒤로 손을 넣어 몸을 만지는가 하면, 피해자 앞 쪽으로 손을 옮겨 몹쓸 짓을 하는 등 100여차례 추행했다는 게 경찰 등 수사기관의 조사 내용이다.

택시 안에 택시기사를 제외하고도 A씨와 A씨 동거녀, B양과 B양 부모 등 5명이나 타고 있었지만 피해자 진술 외 직접 증거가 없는데다, 바로 옆 자리에 앉아있던 B양 가족마저 추행 사실을 몰랐다고 하면서 피해자 진술에 대한 신뢰성이 재판의 주요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과 어긋나는 객관적 상황, 피해자와 다른 참고인 진술과의 논리적 일관성, 핵심 사안에 대한 진술의 신빙성, 거짓 진술의 동기 등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우선, A씨가 택시기사 뒷 자석에 타 무릎에 앉힌 동거녀 허리춤을 잡고 가는 동안 추행했다는 B양 진술에 의심을 품었다. B양 어머니가 B양 오른쪽 옆 자리에 앉아있는데도, A씨가 피해자를 수십차례 추행했다는 점, A씨 추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피해자는 A씨 동거녀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는 게 실제 벌어질 수 있는 지 ‘의아함을 지워버릴수 없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당시 정황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B양 어머니는 당시 추행과 관련된 어떤 기척조차 느끼지 못했고 피해자가 택시 안에서 A씨에게 ‘삼촌, 뭐하세요’라고 항의하는 취지로 말한 것도 듣지 못했다고 하는데 전혀 몰랐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B양이 A씨와 10년 이내 두 차례 만났을 뿐이며 B양 아버지도 A씨와 그리 가깝지 않은 관계인데, ‘분위기를 깨기 싫어서’ 택시에서 저항하거나 동승한 부모에게 즉시 말하지 못했다는 B양 진술도 합리성 측면에서 의심을 품었다.

택시가 출발하고 1분 가량 지나 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가 택시에 탈 때 A씨가 ‘엄마가 타니까 옆으로 와라’며 허리를 끌어당겼다고 진술하는 등 일관성이 떨어진 점, A씨의 범죄 전력을 알고도 몰랐다고 한 피해자 아버지의 진술,피해를 당한 딸에 대한 가족들의 무심한 태도 등도 반영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 진술은 A씨의 무죄 주장을 배척할 정도로 충분한 신뢰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그외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며 판시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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