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멈춘 듯 해도…도전과 희망은 멈추지 않는다"
신축년(辛丑年) 2021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1년 간 우리 일상을 흔들고 위협했던 코로나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새해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되겠지만 희망의 싹을 심는 것조차 포기할 수는 없다.
생전 처음 겪었던 지난해 시련을 이겨낸 힘과 주변의 위로로 새로운 한 해를 버텨나가겠다는 희망을 불태우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 30대 중소기업 노동자의 희망가 = 기아차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광주시 광산구의 한 제조업체 직원인 김용현(39)씨는 올해는 가정을 꾸리겠다는 희망을 키우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코로나 때문에 준비했던 결혼식을 미뤘다. 코로나 때문에 두달 간 무급 휴직을 하면서 결혼 준비를 위해 모아놓았던 적금도 깼다. 특히 평생 한 번 뿐인 결혼식을 미루면서 예비 신부에게 미안하기만 했다. 다행스럽게 예식장과 스튜디오 촬영 등은 추가 부담 없이 연기됐다.
김씨는 “더 이상 무급휴직을 하지 않아도 돼 올해는 반드시 새로운 가정을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 힘든 한 해 버텨낸 60대 자영업자의 대박 ‘꿈’ = 광주시 동구 불로동에서 음식점을 운영중인 김훈동(66)씨는 “너무 힘든 한 해”였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2월만 해도 하루에 한 테이블을 채우기도 힘들었다. 결국 김씨는 2~5월 가게 문을 닫았다.
당연히 통장 잔고도 ‘0원’이 됐다. 무작정 문을 닫고 있을 수 만은 없어 가게 문을 열며 “누가 이기나 해보자”며 하루하루를 버텨가면서 스스로 다짐했다. 이 때 단골 손님들은 큰 힘이 됐다. 단골 손님들은 오랜 만에 문을 열자 “힘내라”며 격려해줬다.
김씨는 “올해도 코로나 여파는 계속되겠지만 가게를 잊지않고 찾아주는 단골 손님들을 위해서라도 힘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 진짜 대학생활 ‘꿈꾸는’ 새내기 대학생 = 오윤석(20)씨는 지난해 대학에 입학했지만 수험생인지, 대학생인 지 모를 한 해를 보냈다. ‘코로나19’로 6월에서야 대학 교정을 밟았다. 대학 같은 과 친구들과도 서먹해 혼자 점심을 먹는 날이 많았다. 2학기에도 코로나가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일주일에 이틀 정도만 학교를 다녀야 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엠티, 대학 축제 등은 맛보지도 못했다. 기껏 한 일이라곤 PC방에서 게임하거나 온라인 수업으로 리포트를 제출한 게 고작이다. 친구들과 계획했던 해외 배낭여행도 포기했다.
오씨는 “고3 수능시험 뒤 해외 여행, 국내 일주, 워터파크 등 계획했던 일을 하나도 하지 못했다”면서 “올해는 포기했던 계획들을 실천하는 한 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 취업준비만 1년, 올해는 직장인을 꿈꾸는 취준생 = 취업준비생 김기영(가명·30)씨는 올해 어엿한 직장인이 되겠다는 희망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한 눈 팔지 않고 취업준비에 매달렸지만 코로나로 기업들의 채용이 줄면서 원하던 곳에 취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김씨는 “취업하려던 회사가 매년 60명을 채용하다가 지난해 20명만 뽑았고 비슷한 계열의 회사들도 채용 규모를 줄여 경쟁이 심했다”고 말했다. 최종면접 전형까지 치렀지만 끝내 합격 문자를 한곳도 받지 못했다.
김씨는 “3년째 취업준비를 하면서 이미 사회인이 된 친구들, 옆에서 말없이 격려해준 부모님 보기도 힘들었다”고 했다.
김씨는 낙담하지 않았다. 자신의 부족한 취업 경쟁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되는 한 해를 보냈다고 생각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다.
김씨는 “워낙 힘든 지난해를 보냈기 때문에 올해는 겁이 나지는 않는다”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당당히 사원증을 목에 거는 한 해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정병호기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도 가면 꼭 들러보세요…‘세월호 기억여행 코스’ (0) | 2021.01.04 |
---|---|
“병원에 갇힌 노모 어쩌나”…불안한 가족들 입구서 ‘발 동동’ (0) | 2021.01.04 |
5인 이상 모임 금지 전국 확대, 특별방역조치 17일까지 연장 (0) | 2021.01.02 |
5·18민주화운동 3단체, 공법단체 된다 (0) | 2020.12.29 |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시민들은 ‘잘 몰라요’ (0) | 2020.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