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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정상섭 화백이 띄운 ‘홀로 뜨는 달’

by 광주일보 2020.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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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7일까지 드영미술관

 

‘blue moon’

‘달항아리가 전하는 느림의 미학.’

드영미술관(관장 김도영)이 정상섭 작가를 초대, ‘홀로 뜨는 달을 위한 아다지오’를 주제로 기획전을 개최한다. 2021년 1월 17일까지 미술관 전관.

정 작가는 꽃과 나무, 새 등이 어우러진 자연풍경을 단순화시켜 재구성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소박한 색채가 더해진 화면은 간결하고 여백을 충분히 살려 개성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서 정 작가는 단아한 느낌의 ‘달항아리’를 소재로 삼아 작업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달항아리는 의도된 울퉁불퉁한 형태와 함께 정리되지 않은 듯한 느낌을 준다. 정중앙에 자리한 달항아리 표면에 엷은 색을 겹겹이, 치밀하게 쌓아 올려 투박하고 자연스러운 감촉을 살려냈다.

기존의 그의 작품들 처럼 달항아리와 함께 등장하는 꽃과 나무, 자동차, 집, 오리 등은 압축과 간략함, 단순함이 돋보이며 극단적 원근과 함께 초현실적이고 비현실적인 사물을 대비시켜 눈길을 끈다. 동화적 느낌이 풍기기도 하는 그의 작품들은 보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전한다.

전시 제목에 등장하는 ‘아다지오’는 음악에서 빠르기를 나타내는 말로 ‘천천히’, ‘매우 느리게’를 뜻한다. 작가는 본연의 속도를 상실하고 자신의 주체성과 삶의 가치를 잃어버린 채 반복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가롭게 살아가는 느림의 미학을 제시한다.

전시를 기획한 김수정 학예실장은 “‘느리게 사는 것이 안일함, 게으름, 나태함이 아닌 삶과 내면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지혜’(피에르 쌍소)라는 말처럼 타인의 속도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삶을 음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선대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을 졸업한 정 작가는 한국미협 서양화 분과 이사, 광주시 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 전업미술가회, 국제현대미술가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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