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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코로나 장기화에…청년들 “입대 앞당기자”

by 광주일보 2020.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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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올 4월~내년 3월 1만8000여명 지원…지난해보다 20% 증가
학업 전념 어렵고 알바 자리도 없어…군 훈련 축소·연기도 영향 미친듯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사회 모든 분야의 흐름이 막히자 군대로 향하는 광주·전남 청년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학업에 전념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경제난에 아르바이트마저 구하기 어렵고, 해외 유학이나 여행 등 다양한 활로가 차단되면서 군 입대를 선택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군대에서도 모든 업무에 앞서 코로나 방역을 중시하고 코로나 감염 발생이 심각할 경우 훈련도 자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막연한 두려움으로 입대를 미루던 젊은이들까지 지원에 가세하고 있다는 것이다.

27일 광주지방병무청에 따르면 올해 입영을 지원한(올해 4월~내년 3월 입영) 광주·전남 청년들은 육군 1만 1497명, 해군·해병 2905명, 공군 3652명 등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육군(9269명)은 24.0%, 해군·해병(2290명) 26.8%, 공군(2912명) 25.4%로 각각 증가했다. 육군은 2000여명, 해군·해병·공군은 700여명이 늘어난 수치다.

광주·전남에서 올해 4~12월 입영을 위해 지난 1~9월 모집을 마감한 육군 지원병(3919명 선발 7322명 접수)은 1.86대1, 해군·해병(1086명 선발 1922명 지원 )은 1.76대1, 공군(1048명 선발 1978명 지원)은 1.8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내년 1~3월 입영을 하기 위해 올해 10~12월 접수한 광주·전남 청년들은 육군 4175명, 해군·해병 983명, 공군 1674명이다. 12월 지원자 선발은 내년 1월 26일에 발표한다.

이같은 입영 지원자들의 증가는 장기화된 코로나로 인해 학교 생활과 아르바이트 등에 상당한 제약이 생기고, 스트레스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게 병무청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더욱이 대학 새내기들 사이에서는 멋진 캠퍼스 생활을 기대 했지만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고, 새로운 학교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조차 없어져 ‘이럴 바엔 차라리 군대라도 빨리 다녀오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또 코로나로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 같이 외국으로 갈 수 있는 상황조차 막혀 청년들이 군대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전남대 게시판에는 ‘대학생활도 누릴 수 없고, 자격증 시험도 없어지는데 차라리 군대나 빨리 다녀오자’, ‘20학번들은 학교 생활 한번도 못해보니 차라리 바로 군대 가는 게 낫다. 21학번도 차라리 지금 가야 한다’라는 글들이 올라고 있다.

청년들의 주요 경제활동인 아르바이트 자리가 급격히 줄어든 것 또한 군 입대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학생 정모(21)씨도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주변 친구들도 이왕 갔다 올 군대 빨리 가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군 훈련이 줄어든 것 또한 입대를 결정하는 청년들이 늘어난 또 다른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국방부가 ‘군내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면서 신병교육대 훈련이 입소 후 2주간은 주둔지에서만 실시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각 부대에서도 야외훈련은 장성급 지휘관 판단 아래 필수 훈련만 실시하게 됐다. 지금 훈련이 간소화 될 때 빨리 다녀오는 게 ‘이득’이라는 판단에 지원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군 입대를 계획 중인 대학생 김모 씨(24)도 “군대에 있는 친구가 대규모 훈련들이 코로나로 취소되고, 신교대 훈련도 간소화됐다고 했다”면서 “이왕갈 군대, 편할 때 가자는 친구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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