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음주단속 동행해 보니]
방역 흐리는 운전자 잇따라 적발
광주 올해 4038건…10.8% 증가
음주운전 사망사고도 크게 늘어
광주경찰, 1월 말까지 집중단속
‘코로나19’ 로 인한 감염 확산 위험에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방역 권고를 따르지 않고 소규모 모임 등을 갖고 음주운전까지 하다 적발되는 운전자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방역 지침을 따르지 않으면서 지역사회 분위기를 흐리는 ‘미꾸라지 시민들’로 인해 정부가 만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하더라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광주지방경찰청이 지난 19일 실시한 음주단속은 지역사회의 방역 대책 준수 요청을 무시하는 듯한 일부 운전자들의 행태를 엿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
동부경찰은 19일 밤 9시부터 광주시 동구 대인동 광주은행본점 앞 3차로 중 2개 차로에 4명의 경찰을 세워 음주단속을 실시했다.
경찰이 차를 멈춰세우고 운전석 창문을 통해 30~50㎝ 가량의 비접촉식 음주 감지기를 들이밀어 차량 내부 알코올 농도를 감지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이날 단속에서도 적발자가 잇따랐다.
밤 10시 20분께 창문을 내리고 운전을 하는 경우 감지가 잘 되지 않는 기기 단점에도, 은색 에쿠스 차량 내부에서 감지기에 적색 불이 켜지며 ‘삐’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단속 경찰은 곧바로 운전자 A(28)씨에 대한 하차를 요구했고 인근에 세워둔 경찰 승합차로 이동한 뒤 음주 측정기를 들이댔다. 혈중알코올노동 0.033%.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광주시 방역 지침에 따라 일반음식점 영업시간(밤 10시)이 앞당겨졌지만 운전자들의 귀가 시간이 앞당겨졌을 뿐 음주 운전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게 경찰 분석이다.
광주동부경찰 조영훈 교통안전계 팀장은 “비접촉식 감지기의 단점 때문에 멀리서부터 양쪽 창문을 열고 오는 차량의 운전자들도 기존 음주측정기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지 않는다’는 말에 절대 현혹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서부경찰이 지난 18일 밤 9시 50분께 서구 쌍촌동 천주교 광주대교구 앞길에서 실시한 음주단속에서도 흰색 그랜저 운전자가 혈중알코올농도 0.175%의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적발됐다. 연말 모임을 자제해달라는 정부와 지자체 요청이 있었지만 이들은 “상무지구에서 연말을 맞아 지인들과 모임을 가졌다”고 했다.
광주서부경찰 이병우 교통안전계 팀장은 “연말연시 모임 자제 분위기로 야간 차량 통행량이 줄긴 했지만 음주운전 차량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올해 코로나 여파에도 음주 운전자와 사고는 크게 늘었다.
20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음주 단속 적발 건수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403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44건)에 견줘 무려 10.8% 늘었다. 음주사고 및 사망자도 많았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발생한 음주 사고는 533건이지만 지난해 같은기간(488건)보다 증가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도 9명으로 지난해(5명)보다 많았다.
광주지방경찰청은 이같은 점을 들어 21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연말연시 음주운전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간다.
상무지구 등 유흥가 밀집지역, 최근 3년 간 음주운전 교통사고 다발지역 등을 대상으로 음주운전 단속시간과 인원을 대폭 늘리는 등 단속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동승자 처벌기준도 강화했지만 음주운전 동의 여부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동승자 단속 방침은 소극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단속 중에도 함께 있던 동승자에 대한 별도의 조치는 없었다.
서부경찰이 이날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된 그랜저 차량의 동승자도 술기운으로 얼굴이 빨갛고 비틀거리며 걸었지만 방조 혐의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음주운전 사실을 알면서도 차량(열쇠)을 제공한 자 ▲음주운전을 권유, 독려, 공모해 동승한 자 ▲지휘감독체계에 있는 사람의 음주운전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한 자에 대해서만 방조범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광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응단계 격상으로 인한 각종 모임·행사 자제·금지 권고 및 식당 운영 제한 등에도, 음주운전은 줄지 않았다”면서 “중대한 범죄임을 인식하고 절대로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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