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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기자

코로나에 관심 ‘뚝’…5無 크리스마스

by 광주일보 2020.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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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에]
1無 모임·파티·외식 등 사라져
2無 성탄 예배·미사 비대면으로
3無 캐럴 안 들리고 네온 꺼지고
4無 나눔·기부도 예년만 못해
5無 눈없는성탄…스키장도폐쇄

 

성탄절을 이틀 앞둔 23일 광주시 서구 천주교 광주대교구청 앞 광장에 아기예수의 탄생을 상징하는 구유와 조형물이 불을 밝혔다. 올해 설치된 구유에는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을 모두가 힘을 합쳐 헤쳐나가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천주교계는 올해 성탄절엔 미사 없이 비대면으로 아기예수 탄생을 축하한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성탄절 분위기를 느끼기가 쉽지 않다. 간간히 보이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낯설게 느껴질 정도에다, 흥겨운 캐럴도 잘 들리지 않는다. 천주·기독교의 화려한 성탄 미사도 사라졌고 가족·친구들끼리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밤새 북적이던 유흥가 불빛도 9시 이후로는 꺼져 볼 수 없게 됐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찾아가 선물을 전달했던 ‘산타’도 자취를 감췄고 모이지 않다보니 겨울철 어려운 이웃을 위한 모금 열기도 사그라들었다. 코로나가 모든 것을 삼켜버린, 고요하고 삭막하면서 다소 썰렁한 ‘5무’(無) 크리스마스다.

◇모임·파티없는 ‘조용한’ 크리스마스=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가 광주와 전남 전역에서도 시행된다. 식당·카페의 경우 강제 조치를 적용해 위반시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가급적 모임을 미루라는 취지인 만큼 패밀리 레스토랑과 유명 음식점 예약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올해 개점한 광주시 서구 광천동 A스테이크 전문점은 예약율이 40%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100%를 육박했던 예약율을 기록했던 충장로 지점은 올해 20~30% 수준에도 못 미친다.

레스토랑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크리스마스 몇 주 전부터 예약이 마감됐는데, 올해는 ‘5인 이상 집합금지’ 이후 80% 가까운 예약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여고 동창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계획했던 정유나(30)씨도 “회사에 다니거나 공무원 친구들이 5인 이상 집합금지로 모이는 것을 꺼리다보니 올해 크리스마스 파티는 취소했다”고 말했다.

◇화려한 네온·크리스마스 트리, 캐럴 사라진 도심=거리에서 쉼 없이 흘러나왔던 캐럴 듣기도 어려워졌다. 예전엔 12월 이맘때면 충장로 상점마다 들렸던 캐럴은 올해에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고 불을 켜놓은 상점도 많지 않다.

코로나로 인해 거리를 돌아다니는 손님이 없다보니 굳이 캐럴을 틀려고도, 트리를 꾸미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다.

손님 발길도 줄었는데 강제 영업제한까지 걸리다보니 ‘장사 해도 남는 게 없다’며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로 텅 빈 상가와 ‘임대 문의’ 현수막으로 도심 분위기도 어둡다.

법원을 찾는 자영업자 등의 ‘파산’신청도 부쩍 늘어났다. 광주지법의 경우 지난달까지 접수된 법인파산 건수는 34건. 전년도 같은 기간(15건)에 견줘 2.26배나 늘었다. 화려한 게 아닌, 어둡고 우울한 크리스마스다.

◇비대면으로 열리는 ‘소박한’ 성탄 미사=천주교와 개신교의 최대 명절인 성탄 미사와 예배는 비대면으로 치러진다. 사상 처음이다. 천주교는 212개 성당에서 각각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온라인으로 예수의 탄생 미사를 치른다.

천주교광주대교구는 평화방송을 통해 24일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25일 낮 미사를 온라인으로 내보낸다.

개신교의 경우 광주·전남 교회 5580곳이 교회가 아닌, 온라인으로 비대면 성탄 예배를 진행한다.

교회도 크리스마스에 열던 성탄축하발표회를 취소했고 크리스마스 당일 어린이부터 노인신도까지 모두 모이는 ‘한가족 예배’도 드리지 않는다.

◇모금도, 나눔도 썰렁한 크리스마스=만나지 못하고 모이지 않아서일까. 나눔도, 모금도 예년만 못하다.

23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광주지회에 따르면 희망 나눔캠페인 목표 금액은 22일 기준 11억 8900만원으로,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28.2도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억 1900만원에 비해 1억 3000만원 적다.

올해는 목표액도 지난해(55억 200만원)보다 23.5%(12억 9200만원)나 낮춘 42억 1000만원으로 책정했는데도, 이정도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개인 기부도 줄었다. 매년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던 광주재능기부센터의 ‘몰래산타’는 올해 꾸려지지도 못했다. 만나는 데 어려움이 있다보니 아예 산타 모집도 하지 않았다.

◇눈도 없는 크리스마스=올해 크리스마스도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하긴 어렵다.

광주지방기상청은 “24일 광주·전남지역은 기압골 영향으로 흐린 날씨를, 성탄절인 25일에도 구름 낀 날씨를 보이겠다”면서 “눈이 올 확률은 낮다”고 예보했다.

24일 최저기온은 영하 1~6도, 낮 최고기온은 8~12도 분포를 보이겠으며 25일은 최저기온 영하 3~2도, 최고기온 6~8도가 예상된다.

눈을 찾아 스키장, 눈썰매장으로 갈 수도 없게됐다. 정부는 방역 지침으로 겨울철 인파가 몰리는 스키장, 눈썰매장, 스케이트장 등 겨울스포츠 시설을 폐쇄했다.

크리스마스에 스키장 방문을 계획했던 오종균(29)씨는 “친구들과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무주리조트를 예약했는데, 스키장이 폐쇄됐다”며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사라진 상황에서 스키장을 찾아 겨울분위기를 만끽하려했는데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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