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도 동의가 필요해’ 출간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전남대서 ‘성심리학’ 18년 강의 바탕…탁월한 강의상 5회 수상
연인 ‘성적 갈등’ 자기 결정권 존중·동의 실천 통한 개선 강조
“다양한 영역에서 성별 고정 관념과 편견, 성차별과 성별 불평등의 문제를 인식하고 성인지 감수성을 키우는 게 필요합니다. 연인 관계에서 나타나는 ‘성적 동의’를 둘러싼 갈등도 꼭 생각해봐야할 문제입니다. 이번 책을 통해 서로 성적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고, 진정한 동의를 실천하는 지혜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양성평등교육진흥원 폭력예방 통합교육 전문강사로 활동하는 양동옥씨가 가장 친밀한 연인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적 갈등을 공감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은 ‘사랑에도 동의가 필요해’를 출간했다. 양씨는 “책이 연인 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은연중에 직장 등 사회 전반에서 접하는 성희롱, 성폭력, 성매매·가정 폭력 등에 대해 생각하고 성인지 감수성을 키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책은 양 씨가 18년 동안 전남대에서 진행한 ‘성심리학’ 수업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4000명이 수강하고 ‘탁월한 강의상’도 다섯 차례나 받은 강의다.그는 수업에서 성적 의사소통 문제에 진솔하게 접근, 청춘들과 열띤 토론을 벌이면서 남녀 간의 성인지 감수성의 차이를 줄이고 성적 동의에 관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학교뿐 아니라 공공기관, 기업체 등에서 폭력예방과 관련한 다양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양 씨가 ‘세상을 바꾸는 15분’에 출연, 강의한 ‘성적 욕구를 표현하는 서로 좋은 방법’은 조회수 243만회를 기록한 인기 콘텐츠다.
양 씨는 “우리나라에서는 성희롱 예방 교육이 1999년 이미 법제화되었지만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일들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확대재생산돼 왔고 교묘한 차별도 계속돼 왔다”며 “미투 운동과 N번방 사건 등 디지털 성범죄 등에서 싹튼 문제의식으로 최근 3~4년 들어서야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음란물과 공격 행동 경향성과의 상관 관계성’을 밝힌 자신의 박사 학위 논문 등 탄탄한 이론과 수많은 인터뷰, 사례 연구가 접목된 그의 강의는 인기가 많다.
“연인들의 관계는 물론이고 업무 관계라는 특수성과 행위 자체가 권력으로 작동하는 직장 안에서의 성희롱 등은 권력의 관계 안에서 약자에게 강압적으로 적용되기 마련입니다. 강의할 때 직장내 괴롭힘 등은 내가 겪을 수도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많이 공감하지만 성희롱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일어난다는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강의 현장에서는 때론 저항이 있기도 합니다.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 취급하는 것 아니냐, 여자 쪽에서 개인적 감정을 앞세우는 것 아니냐는 거죠. 그럴 땐 제가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던 주제들을 논리·합리적으로 제시하죠. 강의를 듣는 분들이 ‘아, 그렇게 해석할 수 있겠군요’라며 다른 시선으로 생각하고 호응해 주기도 하죠.”
광주일보에 ‘성 바로 알기’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던 그는 2019 성평등콘텐츠대상 강의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코로나 19로 대면강의가 중단되면서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광주센터 ‘성폭력 예방교육’ 표준 강의를 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이번 책의 또 다른 타깃층은 부모님이기도 해요. 성장해서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부터 성에 대해 좀 더 정확히 알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부모님이 먼저 읽고 추천해 주시기도 합니다.”
그는 앞으로 공공기관 폭력 예방과 관련한 강의와 더불어 아동기, 청소년, 성인, 중년, 노년 등 인생의 시기별 성교육서를 집필할 계획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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