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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장티푸스·말라리아…세계 역사와 지도를 바꾼 전염병

by 광주일보 2020.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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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이 유럽인에 의해 강제로 불에 태워 죽임을 당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

“알렉산더 대왕이 오랜 수명을 누렸다면 그가 다스린 제국은 그리스와 중동, 인도, 아프리카 동해안까지 추가될 수도 있었다. 그 면적이라면 후대의 로마나 이슬람제국을 능가하는 강대한 세계 제국의 위용을 지녔을 것으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가능성은 말라리아로 인한 알렉산더 대왕의 죽음으로 끝났다. 평범한 전염병인 말라리아 하나가 위대한 세계 제국이 탄생하려는 것을 없애버린 셈이다. 이것이야말로 베이징의 나비가 날갯짓하면 뉴욕에 폭풍이 분다는 나비효과의 실제 사례가 아니었을까.”(본문 중에서) 

 

방글라데시 여성이 콜레라를 예방하기 위해 식수통에 필터를 씌워 물을 걸러내는 장면.

코로나19 3차 팬데믹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연일 확진자 관련 뉴스가 보도되면서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는 기존의 일상의 모습을 바꿔버렸다. 언택트, 온라인, 비접촉이라는 말이 하나의 고유명사가 된 지 오래다. 아주 미세한 전염성 병원체 바이러스가 우리 삶뿐만 아니라 세계마저 흔들고 있다.

전영병은 칼보다 무서운데다 한 시대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도 한다. 장티푸스, 말라리아, 페스트, 콜레라, 스페인독감 등… 코로나 19 확산을 계기로 역사에서 소환되는 전염병들은 세계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바이러스로 읽는 전염병의 역사를 다룬 책이 나왔다. ‘지도에서 사라진 종교들’, ‘지도에서 사라진 나라들’의 저자 도현신이 펴낸 ‘세계 역사와 지도를 바꾼 바이러스전쟁’은 한마디로 전염병으로 읽는 세계사다.

저자가 전염병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린 시절 읽은 한 권의 소설 때문이었다. 조지 웰즈의 ‘우주전쟁’은 뛰어난 과학기술을 가진 화성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지구인들은 화성인들에 맞설 수 없었지만 미생물인 세균 때문에 가까스로 살아남았다는 내용이다.

사실 전염병은 질환을 넘어 세계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강력한 요인이다. 인류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왔기에 인류 역사는 곧 바이러스 역사 할 수 있다. 전염병이 인류 역사인 동시에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제인 셈이다.

장티푸스는 아테네 황금시대를 무너뜨린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14세기 ‘죽음의 신’으로 불리는 흑사병은 유럽을 절망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아즈텍과 잉카가 무너진 것은 스페인 군대 때문이 아니라 천연두 때문이었다.

16세기, 러시아가 시베리아를 정복한 데는 전염병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러시아인들은 불과 1세기 만에 광대한 시베리아를 누비고 다녔다. 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러시아 사람들이 퍼뜨린 천연두와 티푸스, 매독 같은 전염병에 걸려 시베리아 원주민의 인구가 크게 줄어들었고, 그로 인해 러시아의 지배에 맞서 저항할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에도 전염병에 대한 기록이 적지 않다. ‘조선왕조실록’ 중 ‘순조실록’(1821년 8월 13일)에는 평양 안팎에 괴질, 괴상한 병이 유행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병에 걸린 이들은 설사와 구토가 멈추지 않고 오줌을 눌 수 없었다. 바로 콜레라 전염병이 원인이었다. 당시 열흘 동안 1000여 명이 죽었는데, 어떤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었다.

콜레라의 창궐은 서구사회에도 적잖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상하수도 정비와 오폐수 정화시설이 대대적으로 설치된 것. 1848년부터 1854년까지 런던 등 대도시에 상하수도 시설이 갖춰진 것은 그러한 연유와 무관치 않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세계는 어떻게 전개될까. 전문가들은 ‘세계화시대’가 더는 지속되기 힘들것으로 진단한다.

외국을 상대로 벽을 쌓는 ‘성곽국가’가 출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금의 코로나는 유럽의 흑사병처럼 자유무역체계를 무너뜨리고 “그 체제에 의존해왔던 국가들의 생명 또한 끝내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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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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