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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석기자

[뉴스초점] 광주시, 책임 없는 난개발… 도시공간이 난도질 당하고 있다

by 광주일보 2020.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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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 최근 한류문화콘텐츠 관련 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명목으로 황룡강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기로 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사업자를 공모해 지난해 9월 개발제한 허가지역으로 묶어뒀던 황룡강 장록습지 인근 139만5553㎡에 이르는 부지를 21개 택지로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9개가 공동주택, 즉 아파트 부지며 2개가 전략산업시설, 3개가 상업시설, 1개가 유통용지, 5개가 학교부지다.

전문가들은 도시공원 부지를 매입할 예산이 없다며 그 일부를 아파트 부지로 건설업체들에게 팔아넘긴 ‘민간공원특례사업’과 유사하게 아파트 개발로 이익을 보장해주고 그 일부 수익으로 한류문화콘텐츠 관련 시설을 건립·운영하도록 하는 방안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광주 곳곳에 아파트가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승인을 남발한 광주시가 그에 대한 반성도 없이 도심 외곽인 황룡강변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이다.

대규모 개발사업 사업자 공모에 나서면서 관련 실국 협의, 광주시의회 보고 등도 없는데다 토지를 강제수용하기 위해 광주도시공사 등이 프로젝트 회사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게 하는 등 사업 추진 과정도 불투명하다. 광주시는 ‘주민 민원 해결’이라는 궁색한 해명을 내놨지만, 정작 주민들은 충분한 보상 없이 내쫓기게 됐다. 평동산업단지와 인접해 대규모 아파트를 신축할 경우 입주할 주민들의 삶의 질 역시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투성이’ 사업의 추진 배경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10년 이후 아파트의 공급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그 효용성보다는 폐해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가 들어설 수 없는 부지까지 ‘특혜’ 변경해주며 건설업체들에게 신규 아파트만 짓게 하는 것은 도시공간에서의 사익 추구 조장, 도시 경관 훼손, 철거 및 재건축 등 미래세대 부담 가중, 투기세력에 의한 부동산시장 교란 등 갖가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아파트 사업을 무더기로 승인해준 일부 공무원들이 퇴직 후 관련 업체에 취직하는 것이 관행으로 정착되고, 단체장은 아파트 개발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관심하고, 일부는 악용하는 것도 ‘아파트 도시 광주’를 만든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민선 6기에 해당하는 2014~2018년 5년간 광주에서는 모두 126개 단지 5만3561세대의 아파트 사업이 승인된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동구 12개 단지 1만136세대, 서구 12개 단지 3851세대, 남구 16개 단지 8442세대, 북구 48개 단지 1만8136세대, 광산구 38개 단지 1만2996세대 등이다.

이는 민선 5기(2010~2013년) 2만9689세대에 비해 1.8배가 넘는 수치다. 광주시가 ‘계획’도 없이 추진하는 황룡강변 대규모 개발사업 이외에도 ‘아파트 개발’이 예정된 부지 역시 부지기수다. 전남·일신방직 부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 등도 아파트 개발이 예정돼 있거나 소유주가 이를 원하고 있다.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비를 마련한다는 이유로도 아파트 4만1000세대, 민간공원특례사업으로 1만6000세대 이상을 각각 공급한다.

이외에 예정돼 있는 도시 내 구도심 재개발·재건축, 도심 자투리 부지 소규모 개발에 이르기까지 아파트는 계속해서 광주 곳곳에 들어설 전망이다.

대도시 광주가 거대한 ‘회색 콘크리트 덩어리’로 변모하고 있는 셈이다. 광주시의 황룡강변 개발은 2018년의 지구단위계획 수립지침과도 어긋난다.

시는 당시 영산강, 황룡강 등 수변지역에 대해 고층아파트를 지을 수 없도록 용도를 변경하는 행위를 불허하겠다고 밝히고 그 시행을 2년 유예한 바 있다. 도시기본계획, 도시관리계획, 주택종합계획, 경관계획 등 매년 수십억원을 들여 계획을 수립하지만, 광주시가 ‘계획’에도 없는 개발을 인허가해주거나 직접 사업자를 공모하면서 계획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 도시개발 전문가는 “광주시가 적정규모의 개발을 유도하고, 난개발을 규제하는 등 도시공간을 아름답고 쾌적하게 유지해야할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아파트만 지어 이익을 보려는 건설업체에 의해 도시공간이 난도질 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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