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맞은 가을 조기 풍어로 어획량이 크게 늘었지만, 비좁은 위판장 시설 때문에 제때 위판을 보지 못해 고기의 신선도가 떨어지고 출하마저 늦어지는 등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유자망(그물코에 걸리게 하는 조업형태) 선주 이모(63)씨는 최근 조기 풍어로 예년보다 어획량이 늘었지만, 만선의 기쁨보다는 위판 차질로 분노가 치민다. 위판장 시설이 협소해 제때 고기를 위판하지 못하는 데다 선도 유지의 필수인 얼음 공급마저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위판장 인근에서 추진되는 ‘삼학도 공원화 사업’과‘여객선부두 확충’사업으로 그동안 어선에 공급해오던 쇄빙시설들이 철거될 예정이어서 얼음 공급 차질이 예상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목포시와 수협은 대책은커녕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11일 목포시에 따르면 목포수협이 북항에 조성 중인 서남권 친환경수산종합지원단지로 연말 이전하면 현재 위판장으로 사용 중인 목포시 해안동 수협위판장은 여객선부두로 활용된다. 이에 따른 부두 정비로 쇄빙탑 1기가 철거될 예정이고 목포항 어선의 얼음 50%가량을 공급하고 있는 A업체 쇄빙탑도 삼학도 공원화 사업으로 조만간 철거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목포수협을 비롯해 민간 얼음 공급 업체 3곳 하루 생산량은 2000여 각(1각당 130㎏)이다. 그러나 북항으로 이전 하면서 자체 제빙생산 시설을 갖춘 목포수협을 제외하고 민간 업체 얼음 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수협은 민간 업체 얼음 공급 중단으로 한 사리(15일) 조업에 필요한 얼음 6만각에 턱없이 부족한 2만2600각 얼음이 생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얼음 공급 대란을 두고 한 어민은 “얼음이 없으면 출어할 수가 없는데도 목포시와 수협은 지금까지 대책 마련을 하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목포수협이 북항으로 이전해도 위판장 부족 문제 등은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356억원의 국비와 도비를 투입해 연말 완공 예정인 서남권 친환경수산종합지원단지 위판장이 개방형으로 냉방시설이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민들은 “새로 짓는 북항 지원단지 예산이 당초보다 45%가량 삭감되면서 위판장 시설과 냉동, 냉장 시설 등이 반쪽짜리로 전락했다”면서 “추가 증설과 시설 개선이 없으면 위판 대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목포시 관계자는 “어선의 얼음 공급 부족 사태 수습 방안으로 단기적으로는 기존 업체 생산중단 시 목포 인근 얼음생산업체를 파악해 물량 확보에 나서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수협과 시가 협의를 통해 제빙시설 설비 확충안을 마련하고 전남도와 예산 심의 등 다각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항 복합 지원단지 위판장 개방형 시설 부문도 수협과 협의를 통해 실온(20도 유지)에서 위판이 가능한 폐쇄형 위판장으로 점차 변경해 나갈 계획”이라며 “시설 부족으로 어민들의 불편사항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목포=박종배·박영길 기자 pjb@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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