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시즌 타격왕·나지완·터커, 부진 훌훌~ 외야, 장타력 살아나며 성공 시즌
내야, 김선빈·류지혁 등 줄부상···박찬호·유민상 타격 기대 못미쳐
수비 세밀함 떨어지고 선수간 실력차···최원준, 자리 잡으며 내년 기대감
온도 차가 컸던 야수진, 세밀함도 아쉬웠다.
KIA 타이거즈는 ‘무관’으로 끝날 수 있었던 2020시즌 최형우 덕분에 체면치레를 했다.
최형우는 마지막 주 전개된 ‘타격왕’싸움에서 역전극을 연출하면서, 타격 1위(0.354)로 시즌을 마감했다.
꾸준하고 강렬한 타격으로 KIA 타선을 이끌었던 최형우를 중심으로 한 ‘파워히터’들은 윌리엄스 감독을 웃게 했다.
터커가 장타 물음표를 지우고 타이거즈 외국인 사상 첫 ‘30홈런-100타점’ 기록을 세웠고, 나지완도 17개의 홈런으로 92타점을 수확하면서 지난해 부진을 털어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다 홈런 타이틀도 차지한 나지완은 특히 수비까지 풀타임 소화를 하면서 윌리엄스 감독의 테스트를 통과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올 시즌을 돌아보면서 “많은 이들이 나지완이 이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꾸준함과 리더십도 보여줬다. 1년 내내 건강하게 뛰었다. 그런 점이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나지완의 이름을 언급했다.
최형우가 지명타자로 빠지면서 나지완-터커가 좌우를 책임진 외야는 화력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
여기에 놀라운 성장세를 보인 최원준이 중원 전쟁에서 생존해 KIA 외야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외야의 공격에는 무게가 실렸지만, 수비의 세밀함은 떨어지면서 2020시즌 외야는 상승과 하락을 동시에 보여줬다.
내야에는 고민이 겹겹이 쌓였다.
KIA는 안치홍 대신 김선빈을 2루로 옮기고 박찬호를 유격수로 내세워 새로운 ‘키스톤 콤비’를 구성했다.
하지만 우려대로 김선빈은 올 시즌에도 잇단 부상으로 풀타임 출전에 실패했고, 윌리엄스 감독이 강하게 키운 박찬호는 타격 지표에서 최하위를 찍었다.
‘부상’은 내야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류지혁도 김선빈과 부상 바통 터치를 한 지 1주일도 안 돼 부상병이 됐다. 후배들의 이어진 부상 속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준 나주환도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하는 등 내야는 부상에 신음했다.
‘확실한 타자’ 김선빈을 제외한 내야진의 실력 차도 컸다.
박찬호와 함께 처음 풀타임을 소화한 유민상의 성적도 부족했다. 65타점은 올렸지만 타율이 0.246에 그쳤고, 14차례 병살타를 기록하면서 박찬호와 팀 내 1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수비의 견고함이 아쉬웠다. 크고 작은 수비 실수가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타로 작용하기도 했다.
공격력을 극대화할 KIA의 스피드도 부족했다.
지난해 도루왕 박찬호가 타격 부진으로 나갈 기회를 많이 만들지 못했고, 15개의 도루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 39도루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지만 올 시즌 팀 내 1위라는 점에서 KIA의 부족했던 스피드를 체감할 수 있다. KIA는 팀도루 47개, 최하위를 기록했다.
야수진의 세대교체는 몇 년간 이야기되어왔던 KIA의 과제였다. 올 시즌에도 그 격차를 많이 줄이지는 못했다.
그래도 애를 태우던 최원준이 마침내 자신의 야구를 찾았고, ‘신예 선수’들이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출전기회를 얻어 ‘자의 반 타의 반’ 경험을 쌓은 부분은 긍정적이다.
올 시즌 실패가 내년 시즌 밑거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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