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하고 인터뷰 해야 하는데….”
31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와의 2020시즌 최종전이 9회말 4-3, 끝내기 승리로 마무리됐다.
KIA의 승리로 막은 내렸지만 3-2에서 시작된 9회초 관중석과 덕아웃에는 아쉬운 탄성이 쏟아졌다.
이날 경기는 임기영의 10승 도전 무대였다.
임기영이 6.1이닝을 2실점으로 잘 막았고, 3-2의 리드 상황에서 물러나면서 첫 10승 고지에 오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임기영의 10승에 아웃카운트 하나가 부족했다. 야수진의 실책이 또 악몽의 9회를 만들었다.
‘젊은피’로 꾸려진 타선과 달리 마운드는 필승조가 총 가동됐다. 9회초에는 마무리 박준표까지 출격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박준표가 선두타자 김찬형에게 안타를 내주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지석훈의 땅볼 때 1루수 유민상이 2루로 공을 던져 주자를 잡아냈지만, 유격수 김규성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1사 2루가 됐다. 그리고 이어진 권희동과의 승부 때 박준표가 팔꿈치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투 볼에서 정해영으로 투수가 교체됐다.
이어 볼넷이 기록되면서 1사 1·2루. 정해영이 나성범의 방망이를 헛돌게 하면서 투아웃은 만들었지만 이 때 공이 뒤로 빠지면서 2루에 있던 이상호가 3루까지 향했다.
그리고 NC가 대타 알테어를 투입했다. 정해영이 땅볼을 유도했지만 3루수 최정용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동점 주자가 홈에 들어왔다.
임기영의 10승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KIA는 이어진 9회말 유민상과 이우성의 연속 볼넷을 발판삼아 만든 2사 2·3루에서 최정용의 내야안타로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최정용의 ‘결자해지’로 승리는 거뒀지만, 임기영의 10승 달성은 아쉬운 실패로 끝났다.
경기가 끝난 후 임기영은 “10승을 하고 인터뷰 했어야 했다”며 쑥스러워하면서도 “별생각은 없다. 나보다 주위에서 다들 아쉬워한다. 서재응 코치님이 되게 아쉬워하고 형들도 아쉬워했다. 이런 경기도 해봐야지 싶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그냥 경기를 지켜봤다. 승리 날아가고 9회말 들어갈 때 (한)승택이라도 10홈런 해라고 생각했다(웃음). (최)정용이가 끝냈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며 “에러 하고 싶어서 에러한 것도 아니고, 투수도 점수 주려고 한 것도 아니다. 마지막 경기에서 잘 던졌고 팀이 이겨서 괜찮다”고 말했다.
이날 KIA는 주전 선수들을 빼고 라인업을 구성했다. 반면 NC는 주축 선수들을 대거 투입해 경기를 치렀다. 어려운 상황에서 10승 도전에 나선 임기영에게는 배움의 시간이 됐다.
임기영은 “내가 마운드에서 할 일만 하면 타자들이 점수 뽑아준다고 믿고 있었고, (유)민상이 형이 홈런쳐줬다. 올 시즌 안 아프고 마무리해서 좋다”며 “올 시즌 마지막이니까 팬들 앞에서 잘 던지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자신의 피칭에 만족했다.
또 “욕심은 (상대 주전 선수들이) 안 나왔으면 했는데 다 나온다고 했을 때 동료들 믿고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승택이가 리드를 편하게 해줬다”며 “집중 안 되고 할 때 코치님이 많이 붙잡아 주셨다. 코치님들에게 감사하고 나를 어떻게든 승리투수 만들어주려고 말 한마디씩 해주시는 게 감사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임기영의 10승 도전은 실패로 끝났지만 이날 타이거즈 6번째 타격왕이 탄생했다.
신예 선수들로 라인업이 꾸려지면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본 최형우는 0.354에서 시즌을 마감하면서 롯데 손아섭(0.352)에 앞서 타격왕에 등극했다.
삼성 시절인 2016년 이후 최형우의 개인 두 번째 타격 1위, 타이거즈 역사로는 6번째 ‘타격왕’이다.
1990년 한대화를 시작으로 1994년 이종범, 2002년 장성호, 2007년 이현곤, 2017년 김선빈이 타이거즈 타격왕 계보를 이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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