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역 전문병원 조선대병원 선정 후 행정절차로 설립 지연
감염병관리지원단 설치 광주시·의료계 소극적 대응에 어려움
사스, 메르스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 각종 감염병이 확산하면서 광주지역에 감염병 전문병원과 감염병관리지원단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호남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이 각종 행정절차로 지연되고 있는데다, 감염내과 등 전문의사 등으로 구성되는 감염병관리지원단 역시 광주시와 지역 의료계의 소극적 대응으로 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광주시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2017년 8월 조선대학교병원을 호남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선정했다. 국비 408억여원을 지원해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에 36개 음압 병상을 갖추도록 했다.
현재 광주·전남에 음압시설을 갖춘 국가 지정 치료 병상은 전남대학교병원 7개, 조선대학교병원 5개 등 12개에 불과하다.
조선대학교병원에 36개 음압 병상을 갖춘 감염병 전문병원이 설립되면 일반 환자와 중환자용 격리 병상, 수술실, 검사실 등 각종 시설을 활용해 신종 감염병과 고위험 감염 환자 등을 진단·치료하고 광주, 전남, 전북지역 공공·민간 감염병 대응 인력 등을 교육할 수 있게 된다.
호남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은 올해까지 시설을 갖추고 내년부터 운영할 예정이었지만, 행정절차 등 사업이 지연되면서 2022년께나 건립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광주시와 조선대병원이 권역전문병원 선정 후 한국개발연구원(KDI) 적정성 검토, 교육부 부지 사용 승인, 설계 심의·입찰 등 각종 행정절차를 밟느라 2년이 넘는 시간을 소모한 탓이다.
광주시와 조선대병원측은 올 상반기 내 설계 용역을 마치고 하반기엔 설계와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업 예산이 선정 당시 298억원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또 한번 정부 부처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어서 계획대로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감염병 관리 지원단 설치도 더디기는 마찬가지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지원단이 설치되지 않은 곳은 광주시 등 6곳 뿐이다.
감염병 지원단은 국·시비 3억원씩 총 6억원을 투입해 운영하며, 감염내과 의사 등 10명 안팎의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해 지역 실정에 맞는 감염병 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역할 등을 한다. 광주시는 관련 예산을 모두 확보했으나, 지역 의료계의 비협조 등으로 지원단 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감염병 관리 지원단을 조기에 설치하려고 노력했지만, 의료 인력확보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계기로 지역 내 의료 전문가들과 협의해 올 상반기 내엔 지원단 구성을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운영에 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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