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과 긴 장마도 해외 명품의 높은 콧대를 꺾지 못했다.
광주지역 주요 백화점 거의 모든 상품군이 지난 한 달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나타냈다.
2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8월1~31일 한 달 간 광주신세계와 롯데백화점 광주점의 총 매출은 각각 1년 전보다 5%, 10% 감소했다.
이는 지난 6월 말부터 지역에서 재확산된 코로나19 여파 때문으로, 급기야 광주시는 지난 달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하기도 했다.
지역 백화점들은 여름 정기세일과 개점 기념 할인전을 벌여도 맥을 못 췄지만,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은 유일하게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달 광주신세계 해외명품 매출은 1년 전보다 15% 증가했고, 롯데백화점 광주점도 16%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백화점 주요 상품군은 대부분 지난 달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광주신세계의 여성 의류 매출은 20% 감소했고 화장품(-10%), 남성(-10%), 스포츠(-10%) 모두 두 자릿수에 달하는 감소 폭을 나타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가전·가구 매출이 21% 증가한 것을 제외하고 여성(-24%), 남성(-22%), 아동·스포츠(-7%), 잡화(-29%) 상품군들이 마이너스 성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외출을 자제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해외 명품만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호황을 누리는 양상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 등 3개 백화점 전체 매출은 지난해 7월보다 2.1% 감소했다.
그러나 해외 유명브랜드 매출은 32.5% 급증해 최근 1년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20%대 증가율을 유지하던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월 4.2%로 떨어진 뒤 3월에는 -19.4%로 큰 폭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어 한 달 만인 4월 8.2% 증가로 전환한 뒤 5월 19.1%, 6월 22.1% 등으로 증가 폭을 키워왔다.
휴가철에도 해외여행을 갈 수 없게 되면서 모아뒀던 여행 자금을 명품 구매에 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화점들이 해외명품 할인 행사 등에 나서면서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욕구를 해소하려는 ‘보상소비’(보복소비)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구매 건수는 24.1% 줄었지만, 1인당 구매단가는 9만2245원으로 지난해 7월 7만1484원보다 2만원(29%) 이상 늘었다.
반면 여성캐주얼(-27.2%), 아동 스포츠(-18.3%), 잡화(-17.9%) 등의 백화점 매출은 두 자릿수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달 편의점(3.7%)을 제외하고, 기업형 슈퍼마켓(-11.9%), 대형마트(-5.5%) 등의 매출도 줄면서 전체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년 전보다 2.1% 감소했다.
편의점은 긴 장마로 인해 우산·제습제 판매가 늘면서 생활용품(14.3%) 매출이 늘고, 구글 기프트카드 등 편의점 상품권 수요로 잡화(8.5%) 판매가 성장했다.
온라인 유통업체는 농수산물 판매 촉진 행사로 식품이 46.0% 늘어나는 등 전체 매출이 13.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합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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