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코로나 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8개월간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았던 구례·신안·장성에서 최근 사흘 동안(금~일)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고흥·강진·해남군을 제외한 전남 전역이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뚫린 형국이다.
특히 장성에서는 요양원 입소자인 9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아 시설 전체가 코호트 격리됐고, 구례에서는 노인 등 수백 명을 접촉했던 동네병원 30대 물리치료사의 확진에 이어 70대 접촉자까지 추가 확진되면서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광주에선 광화문 집회발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고 있어 ‘n차 감염’ 확산 등이 우려되고 있다.
30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사흘간(28~30일) 전남에서는 모두 23명의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순천 9명, 광양 6명, 목포 4명, 구례 2명, 신안·장성 각 1명이다. 일별로는 지난 28일 14명, 29일 5명, 30일 4명이다. 일각에서는 일별 확진자 감소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방역당국 통제 범위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우선 지난 28일 확진 판정 받고 전남 134번 환자로 분류된 구례 거주 30대 물리치료사 후폭풍이 우려된다. 물리치료사의 환자인 70대 여성이 30일 확진 판정을 받은데다, 해당 물리치료사가 적을 둔 동네병원에서 최근 물리치료 등을 받은 환자가 최대 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지난 29일 확진자가 나온 장성 모 요양원도 긴장의 수위를 낮추기 어렵다. 전남 135번으로 분류된 이 여성은 서울에서 자녀가 다녀간 뒤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여성의 확진으로 해당 요양시설은 즉각 코호트 격리 조처가 내려졌고 시설 근무자를 포함한 71명에 대한 검사가 이뤄졌다. 확진자를 제외한 시설 관련자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재검사에서 양성 판정 사례가 잇따르면서 당국은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보수단체 주최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다가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은 신안지역 60대 목사 사례도 방역당국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집회 참석 사흘째 이뤄진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10일 뒤 재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1차 검사 음성’만으로 감염 여부를 확정 짓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남 122번으로 분류된 이 목사는 방역당국의 검사 요구에 “보건소는 못 믿는다”며 한때 검사를 거부했다가 지난 18일 목포 기독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가 검사를 받았다. 당시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던 이 목사는 기침·오한 등 증세가 나타나자 스스로 2차 검사를 받았고 지난 28일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강영구 전남도 보건복지국장은 “일별로만 보면 확진자 규모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검사가 더디게 진행되는 주말·휴일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며 “지역민께서는 언제, 어디서 감염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이번 한 주도 최대한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 마스크를 쓰는 기본적 방역 수칙을 준수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에선 확산세가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동안 연락이 두절됐던 서울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이 10일 넘게 지역 곳곳을 돌아 다닌 것으로 확인돼 대규모 확산 우려도 나온다.
광주 확진자는 지난 26일 39명을 정점을 찍은 뒤 27일 17명, 28일 15명 등 두 자릿수를 이어오다, 29일 3명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30일 오후 6시 현재 광화문 집회 참가자 3명 등 6명의 확진자가 추가됐다.
방역 전문가들은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들이 2주 가까이 광주 도심을 누비고 다니는 등 ‘n차 감염’을 우려할 만한 요인이 수두룩해 이번 주가 확산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 시기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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