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임 작가의 작품은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지만 ‘어른을 위한 동화’같기도 하다. 그녀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꿈꾸는 소녀 ‘모리’와 그 곁을 지키는 고양이 ‘양양이’는 보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그녀는 작가로서 고민이 많았을 때 ‘스스로에게 묻는 확인’같은 의미로, ‘고양이에게 길을 묻다’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평면 작품 뿐 아니라, 전공을 살린 조각, 오르골 작업 등 꾸준히 새로움을 시도해온 최순임 작가가 드로잉집 ‘Bon voyage’를 펴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작업해온 결과물을 모은 책자다.
책에서는 여행, 소녀, 고양이 등 그녀의 작업소재들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그들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 지 그 흔적을 만날 수 있다
그의 드로잉은 이후 대형 아크릴 평면 작품으로, 다양한 조각으로, 오르골 등 다채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기도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다양한 스토리를 들려준다. 최 작가는 드로잉 작업이 작가에겐 ‘속살같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본격적인 작품으로 향해 가는 하나의 ‘과정’일수도 있지만 ‘그 과정’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근사한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책에는 암 수술 후 무등산 요양병원에서 힘겹고 긴 터널을 지나 봄을 기다리며 작업한 드로잉 작품을 비롯해 ‘고양이에게 슬픔을 달고’, ‘여행자’, ‘유토피아를 꿈꾸는’, ‘인생목마’ 등 인생과 작업 세계에 대해 쓴 짧은 글도 함께 실었다. 또 작품집 말미에는 지난해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열렸던 ‘Bon voyage-머무는 요양객’ 전시풍경과 광주비엔날레 월례회 현장 사진도 담았다.
한편 최 작가는 오는 2월말부터 광주시립미술관이 주최하는 가족 체험전 ‘놀이가 미술이 될 때’전 참여가 결정돼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준비중이다. 또 3월에는 국내외 40여명의 작가가 박영덕 화랑 등 15개 갤러리에서 동시에 개최하는 드로잉 전시 ‘Buzz after Buzz’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전남대와 동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한 최 작가는 광주문화예술상 오지호상 특별상, 광주시미술대전 특선 등을 수상했으며 광주시립미술관 국제 레지던시 요코하마 파견작가로 활동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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