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집회 참가 수십명 연락 끊고 광주·전남 활보”

참가자 A씨 광주일보에 제보

 

지난 25일 오전 광주시 서구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코로나19 감염 위험도가 높은 8·15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이 10일 넘게 광주·전남 곳곳을 활보하고 있다. 대규모 집단감염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광주시와 광주경찰은 즉각 이들의 신상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중 상당수는 코로나19 전국 확산의 도화선으로 지목받는 서울 사랑제일교회를 매주 전세버스 2대에 나눠 타고 오갔던 교회 신자들로, 광주·전남지역 코로나19 확산의 숙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는 보건소에 가면 무조건 양성 판정을 받는다”며 방역당국의 연락조차 받지 않고 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단체로 광주·전남 곳곳을 돌아다니는가 하면 보험설계사 등 불특정 다수를 만나는 직업 활동까지 이어가고 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

광주시 등 방역당국의 안일한 대처도 문제다. 지역 내에서 연일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광화문 집회 참석 후 연락이 두절된 참석자 파악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광주지역 8·15 집회 참가자들은 지난 15일 오전 5시 30분 광주 무등경기장 건너편 버스승강장(임동 119안전센터)과 같은 날 오전 6시 황룡강 주유소 앞에서 전세버스 6대에 나눠 타고 서울 광화문 집회에 다녀왔다. 왕복 버스비와 식사 3식을 포함한 회비로 1인 기준 3만원씩 냈다.

제보자 A씨는 이날 집회 후 광화문발 코로나19 대규모 집단 감염 사태가 불거지자, 다음날인 16일 광주시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 하지만 이후 광주시의 대응은 기대 이하였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광화문 집회 참가자 중 상당수는 또 다른 코로나19 집단 감염원인 서울 사랑제일교회를 매주 방문하는 등 감염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라면서 “광주시에 하루빨리 이들을 격리해야 한다고 얘기했지만, 지금까지도 이들 중 일부는 광주와 전남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최근에도 이들 중 몇 명이 광주 근교 한 식당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고 웃으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더라”면서 “이들은 대부분 개척교회에 다니고 있으며, 서울 사랑제일교회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래서 더 불안하다”고 했다.

A씨는 “이들은 ‘우리가 보건소에 가면 무조건 양성으로 때린다. 그래서 절대 안간다’라고 하더라”면서 “광주시에 이 같은 내용을 말하면 ‘경찰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는 말만 반복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에선 연일 광화문 집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도 광주 290번이 광화문 집회 관련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광화문발 확진자는 모두 10명으로 늘었다. 15일 광화문 집회 이후 하루 1명꼴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1명은 가족 감염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들과 접촉자로 분류된 광주시민도 7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광주시는 A씨 제보 후 5일이 흐른 지난 20일 오후에야 경찰과 관련 회의를 갖은 뒤 다음날인 21일 광화문 집회 인솔자 중 한명인 남구 모 교회 목사에게 탑승자 정보 제공을 요청하는 등 늑장행정으로 일관했다.

결국 지난 22일 하룻 동안 광화문발 확진자가 7명이나 발생했으며, 광주 252번 확진자는 광화문 집회 참가 사실을 숨기기 위해 나주 물놀이장을 갔다고 허위진술했다가 고발조치되기도 했다.

시는 현재 광화문발 집회 참가자를 222명으로 잠정 파악하고 있으며, 이들 중 140명은 검사 완료했다. 검사를 받지 않은 82명 중 36명은 소재를 파악한 뒤 검사독려 문자를 2회 보냈다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나머지는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더딘 방역 행정 속에 광화문 집회에 다녀온 뒤 24일에야 확진판정을 받은 광주 284번은 지금까지 총 3차례 각화동 소재 교회에서 예배를 봤고, 신자 560여명은 검사대상이 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A씨가 말하는)전세버스 6대 중 3대는 전남과 관련한 버스이며, 광화문 집회발 참가자들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독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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