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신입생 26명 명진고 남녀공학 전환 내년 224명 선발 하남2지구에 18학급, 504명 규모 광산고 2027년 개교
광주시교육청이 명진고(여고)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광산구 고교 과밀화, 학생 원거리 배정 등 해묵은 과제가 풀릴지 주목된다.
명진고가 학교 법인 전 관계 등의 비위로 그동안 신입생 미달사태를 겪었기 때문에 학생모집을 위해서는 신뢰 회복이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교육청은 여자고등학교였던 명진고등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내년부터 224명(8학급)을 선발한다고 23일 밝혔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을 2025학년도부터 모집한다.
명진고는 학생 지원이 급감하면서 올해 신입생 배정 인원이 26명에 그쳤다.
현재 1학년 1학급, 2학년 2학급, 3학년 2학급 등 ‘미니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명진고는 지난달 학생 충원과 효과적인 양성평등 교육 실현을 위해 남녀공학 전환을 신청했다.
교육청은 남녀공학 전환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학생배치 여건과 학교 시설, 제반여건, 교육과정 운영 적절성 등을 검토해 남녀공학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광산구의 난제인 과밀학급 문제, 원거리 배정 등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광산구는 고교 신입생 수보다 학교 수가 턱없이 적어 해마다 1000여명이 다른 자치구의 고교로 배정되고 있다. 중학교가 26개인데 비해 평준화 일반고는 11개교로 학생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
교육청은 명진고 학교 정상화 점검단을 꾸려 진로 진학 상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광산구 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남학생들은 가까운 지역으로 배정을 원하는 응답이 많아 명진고에 지원하는 학생이 늘면 원거리 배정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시교육청은 광산구 고교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7년 광산구 하남2지구 구 하남초 폐교 부지에 18학급, 504명 규모의 (가칭)광산고등학교를 신설한다. 광산고는 2027년 6학급, 168명 규모로 출발해 2029년에 완성학급으로 운영된다.
광산고는 교육환경평가, 지방교육재정 투자심사를 거쳐 현재 설계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내년 4월까지 설계용역을 진행하고, 2025년 9월 착공해 202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한다.
이정선 교육감은 “광산고등학교가 신설되고 명진고가 남녀공학으로 전환되면 광산구 고등학교 원거리 배정, 과밀학급·과대학교 운영 등의 문제가 해결돼 학생·학부모 민원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역사회와 적극 소통해 학생들의 통학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명진고는 1986년 광산구 수완동에서 광이고(여고)로 개교한 뒤 세종고, 명진고로 교명을 변경했다. 학교법인 전 관계자의 비위, 공익 제보 교사 상대 소송 등의 문제로 2021학년도부터 신입생 미달사태가 이어졌다.
한편,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보도자료에서 “명진고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신뢰받는 교육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위해서는, 우선 사학의 공공성, 법인 경영의 투명성, 학교 운영의 민주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도연학원 이사회를 민주적으로 구성하도록 조치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시교육청은 선행조건을 무시하고, 파행적으로 학사 운영을 해온 명진고에 면죄부를 주며 남녀공학 전환을 승인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