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리터당 1700원대 임박…경유도 1월보다 7% ‘껑충’
운송업 운임 중 유류비 35% “일감도 없는데 달릴수록 손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시름도 깊어…시민들 “조금씩 자주 주유”
“운송업은 유류비가 많게는 40%까지 차지하는 데 기름값 오르는 걸 볼 때마다 한숨이 ‘푹푹’ 나옵니다.”
20년차 화물차량 운전자 박모(58)씨는 최근 치솟는 기름 값에 앞으로 얼마나 더 올라갈지 무서울 지경이라고 했다.
최근 광주지역 화물차량 운임은 하루 평균 50~55만원 정도로, 이중 유류비가 35%를 차지하는데, 기름값이 오를 수록 손에 쥐는 게 줄어든다는 게 박씨의 하소연이다.
박씨는 “화물업계는 건설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데, 최근 건설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지난해와 비교해 일감이 30% 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기름값마저 오르고 있다”며 탄식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로 기름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불경기에 애타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광주지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696.95원을 기록하면서 1700원에 다달았다. ℓ당 1500원 중반대였던 1월에 비해 200원이 오른 것이다. 전남은 전날보다 0.44원 오른 ℓ당 1713.17원을 기록했다.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경유값도 1월에 견줘 7% 가량 오른 상태다. 경유의 경우 광주는 이날 ℓ당 1528.54원, 전남은 1548.72원이었다.
1t 화물트럭 운전기사 김모(62)씨는 비싼 기름값 때문에 고객 전화를 가려서 받고 있다. 화물 운임은 장거리와 단거리 간 큰 차이가 없어 기름값이 비쌀 때는 멀리 갈수록 손해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광주지역 내 화물 운임은 1회당 5만원 수준으로, 개인사업자인 운전기사들은 경상비를 제외하고 나면 시급이 8000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거리가 많은 건은 가고 싶지 않지만, 업체들 간 경쟁이 심화돼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기름 값이 거듭 오르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는 주유 자체가 두려운 상황이다. 대부분 시민들은 기름값 오름세에 조금씩 자주 주유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광주은행에 따르면 올 6월 광주은행 카드로 주요소에서 결제한 건수는 32만 5732건, 결제금액은 204억3000만원으로 1건 당 평균 결제 금액은 6만2716원이었다.
반면 기름값이 6월에 견줘 10% 가까이 낮았던 올 1월의 경우 결제 건수는 29만 6395건, 결제금액은 189억7000만원, 1건 당 평균 결제 금액은 6월보다 2% 적은 6만4002원이었다.
또 다른 카드사인 BC카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BC카드는 지난 6월 국내 주요 업종에서 발생한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5.8% 감소하는 등 대부분 업종에서 매출이 하락했지만 주유(0.8%)의 경우 상승했다고 밝혔다.
주유 업종의 6월 매출액은 연초 대비 3%가량 증가했지만, 매출 건수는 10% 이상 증가해 ‘소액 다건’ 결제 패턴이 많아졌으며, 기간 내 건당 평균 결제액은 반년 새 7%(3454원)가량 줄었다고 분석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결제 금액의 경우 나들이 철인 6월이 더 많은 게 당연하다. 반면 건당 결제 금액이 줄어든 건 주유소 방문 시 최소 금액만 결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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