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두 공기, 세 공기가 아닌 ‘한 공기의 사랑’이다’. 철학자 강신주의 생각이다. 사랑한다는 말이 남발되는 시대에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성찰한 책이 발간됐다. 철학자 강신주가 펴낸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은 철학과 삶을 연결하며 대중과 소통해온 결과물이다.
책은 EBS 강연 프로그램에서 16회에 걸쳐 방송된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과 동시 기획돼 출간됐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 있다면, 우리는 다른 존재에게 있어 한 공기의 밥만큼만 사랑해야 한다. 스스로 사랑하고 믿지만 두 공기, 세 공기의 밥이 되는 순간,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고(苦), 무아(無我), 정(情), 인연(因緣), 주인(主人), 애(愛), 생(生)을 키워드로 한 공기의 사랑과 아낌의 정신을 풀어낸다. 특히 이색적인 것은 김선우 시인의 시 8편으로 각 주제를 연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는 싯다르타와 나가르주나, 임제, 백장 등 불교 사유는 물론 동서양 주요 철학적 사유와 연계된다.
저자는 ‘한 공기의 사랑’은 타자의 고통에 민감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누군가의 고통을 느꼈다면 두 공기나 세 공기부터는 타자가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전제한다. ‘한 공기의 사랑’으로 압축되는 아낌의 지혜가 요구되는 이유다.
책 곳곳에 “시인의 감수성, 부처의 마음, 철학자의 지성이 총동원된 것”은 그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다시 말해 무소유와 보시의 정신, 연기의 지혜를 통해 자비의 감수성이 우리를 관통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감성이나 지성의 변화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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