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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오빠, 남진 - 온테이블

by 광주일보 2024.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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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부대’ 원조 ‘오빠 남진’의 가수 인생 60년 이야기

다음에서 말하는 이는 누구일까? 해방둥이로 태어나 60년대 데뷔했다. 70년대 전성기를 구가한 한국 가요계의 아이콘이었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 ‘오빠 부대’를 몰고 다녔으며 지금도 전성기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오빠 부대’ 원조격이라는 말에서 감을 잡았을 것이다. 그는 라이벌 나훈아와 함께 한 시대를 양분했던 슈퍼스타다. 그렇다. 가수 남진이다.

‘우리 대중음악의 고전’인 남진의 인생에는 한국 대중음악사 100년사가 담겨 있다. <상상출판 제공>

그는 ‘가슴 아프게’, ‘님과 함께’, ‘미워도 다시 한번’, ‘둥지’, ‘빈 잔’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했다. 65년 데뷔해 올해로 60년이 됐지만 여전히 무대에 서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63컨벤션센터에서 60주년 디너쇼를 펼쳤다.

우리나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대중음악 또한 식민지, 해방, 전쟁, 민주화, 산업화 등 격동의 현대사와 함께했다.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눈물로 대중을 위로하며 지난한 시절을 건너왔다. 현대사의 소용돌이 틈바구니에서 진화를 거듭해온 대중음악, 그리고 그 태풍의 눈에는 ‘가수 남진’이 있었다.

 

‘우리 대중음악의 고전’인 남진의 인생에는 한국 대중음악사 100년사가 담겨 있다. <상상출판 제공>

가수 인생 60년을 맞은 남진의 인생과 음악을 담은 책이 발간돼 눈길을 끈다.

‘오빠, 남진’은 남진이 들려주는 인연, 행운 등 다양한 인생 스토리를 담고 있다. 한번쯤 들었을 법도 하지만 잘 모르는 그의 이야기는 한국 대중음악사 100년을 관통한다. 집필에는 다큐영화 ‘남진, 오빠’를 제작한 콘텐츠그룹 온테이블이 참여했다. 남진이 ‘우리 대중음악의 고전’이자 대중음악사의 중요한 자료라는 인식에서 영화가 수록하지 못한 내용을 아우른다.

책은 크게 두 이야기로 집약돼 있다. 남진이라는 렌즈을 통해 본 한국 대중음악의 이야기이자, 대중음악의 역사를 매개로 본 가수 남진 이야기이다.

‘우리 대중음악의 고전’인 남진의 인생에는 한국 대중음악사 100년사가 담겨 있다. <상상출판 제공>

‘대중음악’과 ‘남진’이라는 두 개의 서사는 상호 보완적이다. 대중음악사라는 관점에서뿐 아니라 남진은 호남 지역민들에게도 큰 위로와 자부심의 대상이었다. 군사독재 시절 ‘소외와 설움의 땅’이었던 호남에 정치에선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면, 남진은 대중 문화예술계에서 적잖은 기여를 했다.

목포에서 태어난 그의 본명은 김남진이다. 부친은 목포일보 발행인이자 제5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문옥씨다. 50년대 집에 자가용이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부유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예술적 소양이 남달랐던 남진은 당시 닐 세다카, 폴 앵카 등의 팝송을 즐겨 불렀다.

목포고 졸업 무렵 레스토랑에서 팝송을 부르다 당시 작곡가 한동훈을 소개받는다. 영화배우가 되기 위해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상황에서 가수 연습생과 배우 지망생을 겸하게 된다. 이후 65년 한동훈이 작곡한 첫 음반 ‘플레이보이’로 데뷔를 하고 팝송영화 주연배우로도 활동한다.(69년 제12회 부일영화상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리 대중음악의 고전’인 남진의 인생에는 한국 대중음악사 100년사가 담겨 있다. <상상출판 제공>

책에는 동아방송에 ‘연애0번지’가 소개돼 인기를 얻었지만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권력이 금지곡으로 지정한 내용, 목포에서 상경한 어머니가 그에게 ‘영산강아, 말을 해다오’가 좋다며 용기를 북돋워주던 에피소드, 어촌향도 물결로 인기를 끈 ‘울려고 내가 왔나’ 등과 관련된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또한 ‘음악 천재’ 박춘석을 만난 인연, 무대와 스크린을 동시에 장악하며 종횡무진 활동했던 기억, 제복에 반해 해병대를 자원해 이후 베트남에 파병된 일화, 그곳에서 1년을 복무하며 전우들과 전장을 지킨 일 등도 만날 수 있다.

이밖에 책에는 ‘다른 듯 닮은’ 남진과 나훈아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데뷔한 경로, 금지곡 판정을 받는 일 등이 유사하다. 이들은 라이벌 구도를 이루며 리사이틀은 물론 방송에서 스크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을 벌였다. 일정 부분 부작용도 있었지만 남진은 이렇게 말한다. “나훈아 씨를 만난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어찌 보면 나훈아가 있었기에 지금의 남진이 있고, 또 남진이 있었기에 나훈아가 있는 것이죠.”

전성기 이후에도 남진은 현재까지 무대에 서며 대중들과 함께하고 있다. 1999년 ‘둥지’, 2008년 ‘나야 나’ 등을 발표했으며 2009년에는 장윤정과 듀엣 ‘당신이 좋아’를 발표하며 인기를 끌었다.

“세상은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있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운은 또 인연이 주는 거야.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부터 떠나는 날까지 모든 게 인연이에요.(중략) 지금까지 제 인생을 만들어준 인연을 생각하면 참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그 인연들 덕분에 이만큼 잘 살아왔구나, 나는 참 행운아구나, 늘 생각하죠.” <상상출판·2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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